러, 47년 만에 달 탐사선 보냈다…전쟁 중 발사 서두른 까닭
러시아가 1976년 이후 47년 만에 달 탐사 우주선을 11일(현지시간) 발사했다. 작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의 전방위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가 우주 경쟁으로 건재를 과시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은 이날 오전 2시 11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서 달 탐사선 ‘루나-25’를 실은 소유즈 2.1b 로켓을 발사했다.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 사무총장은 “이제 우리는 (달에 착륙할) 8월 21일을 기다릴 것”이라며 “우리는 첫번째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소유즈 로켓은 향후 5일을 날아가 달 궤도에서 5~7일을 머문 뒤 달의 남극 3개 지점 가운데 한 곳에 착륙할 예정이다. 날짜상 오는 20~22일이 유력하다. 지난달 러시아보다 한 발 앞서 발사한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3호의 착륙 목표일이 23일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먼저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보다는 1년 앞선 시도다. 미국은 내년도 유인 달 탐사선 발사를 목표로 우주인 4명을 선발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25는 21일께 달 남극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형 자동차 크기의 탐사선이다. 일단 달 남극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 1년 간 활동하면서 얼음(물)의 흔적을 찾는 게 목표다. 최근 몇년 새 달의 표면에 일본, 이스라엘 등이 탐사선을 착륙시키려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러시아의 이번 발사는 1976년 루나-24가 달 표면에 착륙한 이후 47년 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서방의 제재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시도로도 풀이된다. 아시프 시디키 미 포덤대 역사학과 교수는 로이터에 “달에 대한 러시아의 열망에는 많은 것들이 뒤섞여 있다”면서 “가장 첫번째가 세계 무대에서 국력을 드러내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달 탐사선을 당초 2021년 10월에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미뤘고, 작년 5월에도 연기를 발표했다. 같은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사회와의 협업이 단절된 영향도 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우주국은 달 표면 착륙에 필요한 ‘파일럿-D 내비게이션 카메라’ 공급을 중단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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