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골프·등산 때 필수템 ‘식염포도당’의 정체 [이게뭐약]

신은진 기자 2023. 8. 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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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뭐약]일반가공식품 식염포도당​
식염포도당은 체내 전해질 농도에 영향을 줘 오남용 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신장, 심장질환자가 복용하면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천혜당, 휘트니스 제공
여름철 골프, 등산 등의 운동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필수템'으로 통하는 게 있다. 바로 식염포도당이다. '소금사탕', '먹는 수액' 등으로도 불리는 식염포도당은 땀을 많이 흘렸을 때 혹은 땀을 많이 흘릴 일이 있을 때 복용하면 웬만한 영양제보다 빨리 기력이 회복된단 평가까지 나온다. 식염포도당은 땀을 많이 흘린 사람에게 만능영양제인 걸까? 식염포도당의 정체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탈수증상 있을 때만 효과, 심장·신장 질환엔 되려 독
일단 식염포도당은 영양제도, 아무 때나 먹어도 되는 간식도 아니다. 식염포도당은 포도당과 염화나트륨의 복합제로, 과거엔 일반의약품이었으나 현재는 일반가공식품으로 재분류돼 있다. 식품으로 분류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부작용 우려 때문에 권장 복용량이 정해져 있고, 복용하면 안 되는 사람도 있는 조금 특수한 존재다.

일반의약품 연구모임 회장 오인석 약사는 "식염포도당은 아무 때나 먹어도 되는 보충제가 아니다"며 "땀을 많이 흘려 나트륨이 많이 배출되면서 체내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 탈수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해야 효과가 있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주요 탈수 증상으로는 입이 바싹 마르고 메스꺼움, 소화불량, 기력저하 등이 있다.

오 약사는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탈수증상은 물만 마셔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포도당과 염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식염포도당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며 "탈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긴 하나 상황에 따라 권장 복용량이 다르고, 복용하면 안 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식염포도당의 권장 복용량은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보통 건강한 일반인 기준 1회에 1개씩 총 3회가 일일 권장량이다. 공사장 등에서 육체 노동을 하는 경우는 1회 2개씩 총 3회, 용접 등 불과 열을 다루는 일을 할 때는 1회 2~3개개씩 총 5회까지 복용해도 된다. 반면, 신장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이들은 식염포도당에 포함된 나트륨으로 인해 질환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윤경준 교수는 "식염포도당 속 나트륨은 체내 전해질 농도를 높여 또다른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어 오남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전해질 농도 상승은 심장과 신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심장질환이나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함부로 복용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심장·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이 굳이 식염포도당을 복용해야겠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령자는 특별히 관련 질병이 있는 게 아니더라도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노인은 노화로 인해 심장과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탈수 예방차원의 식염포도당 복용도 추천되지 않는다. 윤경준 교수는 "식염포도당을 복용하면 체내 전해질 농도에 변화가 생기는데, 전해질 농도는 기준치 이상이어도 미만이어도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전해질 농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기에 단순히 땀을 많이 흘렸다고 혹은 땀을 많이 흘릴 예정이라고 식염포도당을 반복적으로, 자주 복용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고 말했다.

◇폭염 속 활동 자제부터… 온열질환 심각성 인지해야
탈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식염포도당 복용이 도움되는 건 맞다. 하지만 식염포도당보다 더 좋은 약이 있다. 탈수 증상 자체가 일어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다.

윤경준 교수는 "가장 좋은 알레르기 질환 대응법은 알레르기 물질을 피하는 것이다"며 "탈수가 생기면 식염포도당을 먹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탈수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큰 고온 상황에서의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폭염주의보 등이 발령돼도 이를 무시하고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많은 이들이 체온 상승이나 탈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문제가 생기면 식염포도당과 물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만, 고온환경은 몸을 망가뜨리고,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온 상승으로 생긴 문제는 식염포도당을 먹어도 해결되지 않으니 활동 전후로 식염포도당을 먹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오인석 약사도 "식염포도당은 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처치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며 "땀을 많이 흘릴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라면, 활동 1~2시간 전에 고열량, 고탄수화물, 고염분 음식으로 보충을 미리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오 약사는 "여름철엔 활동 전 충분한 열량의 음식을 미리 섭취하고, 이온음료를 수시로 보충하는 게 탈수 등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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