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웨이브’ 사업계획 발표… 바이오기업 신약기술 소개
20:1 경쟁률… 항암제·신경질환 등 5개 제약바이오 분야 채택
“글로벌 진출할 수 있도록 IR 등 지원”
인천의 대표적 투자 유치 플랫폼 빅웨이브에 따르면, 바이오·딥테크 스타트업 10곳이 20:1 경쟁률을 뚫고 투자 유치 프로그램에 선발됐다. 항암제, 신경질환제, 방사선 효과 증진제 등 바이오 분야 5곳은 혁신적 기술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7월 인천에 이어 이달 10일 서울에서 잇따라 열린 기업소개(IR) 행사에는 빅웨이브 지원 대상에 선정된 10개 스타트업을 비롯해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 등 투자기관, 대기업, 지원기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선정 스타트업 중 ‘브이에스팜텍’, ‘아스트로젠’, ‘인엑소플랫’, ‘바오밥에이바이오’, ‘에이블랩스’ 등 바이오 기업 5곳은 지난 달 인천 송도에서 IR을 가진 바 있다.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한 미디어데이에서도 해당 기업들이 개발 중인 신약 기술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브이에스팜텍의 경우 신약 재창출 방식으로 방사선 항암 치료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사선 민감제’(VS-101)를 개발 중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50~70회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효과가 크지 않고 광범위하게 조사되는 방사선 물질로 인해 몸에 독성이 쌓인다는 단점이 있었다.
박신영 브이에스팜텍 대표는 “방사선 효과는 증진시키면서 안전성을 입증 받은 약물을 이용하는 만큼 독성도가 낮다”며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라이선스 아웃 결과에 따라 빠르면 내년 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트로젠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비롯한 난치성 신경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 받고 환자 모집 중이다.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처방되는 인지행동치료와 병행하지 않아도 약물만으로 폭력성, 과대행동 등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아스트로젠 측은 설명했다.
김성현 아스트로젠 재무기획부 이사는 “임상 2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8월말부터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시작한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전문 치료제가 없어 임상에 성공하면 유례없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며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동남아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인엑소플랫은 고형암을 치료할 수 있는 엑소좀 기반의 면역항암제를 연구하고 있다. 기존 면역항암제는 고형암의 세포 조직을 뚫지 못해 효과가 미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인엑소플랫은 세포와 세포 사이 신호를 전달하는 엑소좀을 캡슐처럼 활용해 고형암 내부까지 도달하고, 부작용 없이 약물 효과를 높이도록 했다.
김성환 인엑소플랫 대표는 “엑소좀을 활용해 약물을 개발하는 기업은 많지만 대다수가 기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목표에 도달시킬 수 있는 공정 기술이 부족해 성공하지 못했다”며 “인엑소플랫은 의공학 출신 전문가를 통한 약물 전달 기전과 셀트리온 공정 전문가 출신의 전문성을 더해 특화된 약물을 만들고 있다.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오밥에이바이오는 구조기반(SBDD) 플랫폼과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의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신약 개발 기업이다. 바오밥에이바이오의 기술은 약물 효능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신약 개발 전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인상 바오밥에이바이오 대표는 “임상 과정을 1~2년 정도 줄일 수 있으며 보다 효과적인 약물을 발굴해 낼 수 있다”며 “현재 표적항암제, 퇴행성질환자 임상을 진행 중으로 글로벌 제약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적극적 글로벌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이블랩스는 바이오 실험 핵심 프로세스인 액체 핸들을 자동화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자들이 일일이 손으로 수작업했던 연구 과정을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오염, 유해물질 노출을 줄이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신상 에이블랩스 대표는 “설립 1년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같은 국내 탑티어 연구기관, 기업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납품을 진행 중이다”라며 “국내에는 경쟁자가 없지만 해외에는 대기업 경쟁사가 있다. 다만 에이블랩스 로봇 가격은 대기업의 10분의 1 수준으로, 효과는 거의 같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선발된 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IR 이후에도 투자사와 후속 미팅을 주선하는 등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빅웨이브는 2021~2022년 39곳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총 800억원이 넘는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이한섭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한국의 바이오와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이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해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뒤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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