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안전진단도 ‘내맘대로’…이한준 사장, 옷 벗을 판

‘철근누락’ 단지 5곳, 경미 이유로 발표 제외
사장 보고 없이 셀프진단…보고체계 ‘와르르’
임원 전원 사직서 제출 등 대규모 쇄신 예고
이한준 “참담하고 실망…거취 정부 뜻 따를 것”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기강수준이 드러났다. 철근누락 상태가 ‘가볍다’는 이유로 단지 5곳을 발표에서 제외했고, 총책임자인 이한준 사장에게조차 보고하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경영진은 결국 자진사퇴로 쇄신을 다짐했다.

이 사장은 11일 오전 LH서울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 표현으로 전체 임원 사직서를 받고 LH를 변화 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 거취도) 임명권자인 국토교통부와 정부 뜻에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LH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는 순 엉터리다.

LH는 무량판 단지가 적용된 10곳을 조사 대상에서 빼먹었다. 실제 철근누락 단지도 20곳인데, 15곳이라고 발표했다. 누락 철근 개수가 적다는 이유로 5곳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5곳은 △화성남양뉴타운B10 △평택소사벌A7 △파주운정3A37 3곳이다. 공사 중인 단지는 △고양장항A4 △익산평화 2곳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관 존립근거가 없다’며 꾸짖은 지 이틀만이다.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는데도 전수조사에서 단지 한 곳이 누락된 점도 오늘(11일) 확인됐다. 무량판 구조 단지는 102곳인 셈.

이 사장은 “7월 31일 발표 당시 15곳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는데, 원래는 20곳”이라며 “5곳은 누락된 철근이 3,4개 정도로 즉시 보강이 완료돼 자체 판단 하에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3~4개 기둥에서만 철근 누락이 확인된 단지는 발표에서 제외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마저도 제삼자를 통해 먼저 정보를 들었다”며 “참담하고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조직 개편과 기능 분산을 예고했다. 비대한 인력을 조정하고 자체감리 등 기능 이관·통합을 막는 조직문화 쇄신도 언급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감사를 진행 중이지만 국민 신뢰를 위해 경찰과 공정위, 감사원에 수사와 조사를 의뢰했다”며 “외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을 단행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한 이후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부 조직이 살아있다”며 “쇄신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봉사할 수 없단 생각으로 개편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