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막으려 보안요원 대신 '바흐' 틀었더니…"효과 만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소매업체들이 매장 근처를 배회하는 불청객 퇴치 방안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형 약국 체인 '월그린스'(Walgreens)는 시카고 시내 일부 매장 입구에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조아키노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반복해 틀어놓고 있어 화제가 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흐·로시니·슈트라우스 등 주로 틀어놔
"경찰 세워놓지 않아도 되고 덜 위협적"
미국의 소매업체들이 매장 근처를 배회하는 불청객 퇴치 방안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형 약국 체인 '월그린스'(Walgreens)는 시카고 시내 일부 매장 입구에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조아키노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반복해 틀어놓고 있어 화제가 됐다.
매체는 월그린스가 매장 주변을 배회하는 이들과 걸인들, 외벽 인근에 자리 잡은 노숙자 등을 쫓기 위해 '오케스트라 보안요원'을 고용한 것이라며 "미국 서부 지역의 주요 소매업체들이 먼저 시작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7-Eleven) 등 일부 소매업체들이 캘리포니아 등에서 유사 방법을 사용해 효과를 거뒀다고 알려졌다.
월그린스 측은 "부랑자들이 매장 주변에 모여드는 것을 막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사용한다"라면서도 클래식 음악이 어떤 이유로 그런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소매 컨설팅 업체 '멜라니피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존 멜라니피 사장은 "대도시와 교외 도시를 불문하고 소매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촉발된 혼란과 절도 사건의 증가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고객이 많은 매장이란 지위를 유지하면서 범죄와 청소년 난동 등을 억제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을 켜놓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라며 "고객들을 크게 방해하지 않고, 경찰을 세워놓지 않아도 되고, 위협적이지 않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노숙자 문제 해결책이 클래식?…주택 부족이 문제의 근원"
하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월그린스 매장의 한 고객은 "선곡이 너무 단조롭다"는 평가를 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는 불만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토로하기도 했다.
월그린스 매장 앞에서 만난 2년 차 노숙자 케빈 그레그는 "노숙자 쉼터가 불법 입국자들로 꽉 차버려 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장 외벽 아래와 인근 화단은 뜨거운 햇살과 비를 피하기 좋다. 음악까지 흘러나오니 더욱 좋다"라고 말했다.
더글러스 셴켈버스 시카고 노숙인 연합 사무국장은 "노숙인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주택 부족이다"라며 "노숙인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을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고 성가신 존재로 여기는 시책은 재고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석유는 신의 선물이야"…기후대책 유엔회의서 찬물 끼얹은 사람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에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