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 재점화…국민의힘, '총선 영향' 촉각
李 체포동의안, '회기 중 상정'될 가능성 높아져
국힘 '이재명 궐위' 시 총선 유불리 방정식 계산
"민주당 분열에 유리"…"새 지도부 선전" 팽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대표의 거취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의 유불리 셈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당내에선 사법리스크로 이 대표가 궐위되면 도덕성 측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단 의견이 나온다. 다만 새로 들어설 민주당 지도부가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경우 되려 총선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단 시각도 공존하는 만큼, 가능한한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17일 경기도 성남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한 차례,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두 차례 조사받은 데 이어 네 번째 검찰 출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직접 입장문을 내고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무능한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며 "저는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할 것이다.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라고 조사에 응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이번에도 '야당 탄압'과 '검찰 독재'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이 대표는 직접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 폭력'이란 게시글을 올린 뒤, 댓글로 "최악의 폭력은 국가폭력이다. 최악의 카르텔은 검사카르텔"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반발에도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의 백현동 조사가 끝나면,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를 소환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백현동·대북송금 의혹을 합쳐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회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재청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8월 임시국회가 16일 시작되는데, 검찰 조사일이 17일인 만큼 이달 내 비회기 중 영장청구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9월부턴 곧바로 정기국회가 예정돼있는 만큼, 결국 회기 중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언급했던 불체포특권의 포기를 들어 미리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질문엔 명확한 대답을 미루며 어물쩍 넘어갔다"며 "법에 따른 정당한 수사절차를 정권의 탄압으로 둔갑시키고, 종국에는 '정당한 영장청구'가 아니라는 핑계로 방탄하려는 뻔한 꼼수를 부리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실제 이 대표를 향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국민의힘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안 좋은 일로 물러나게 된다면 도덕적 측면에서 민주당에게 좋을 게 없기 때문에 그런 면으로 본다면 이득을 볼수도 있다"며 "다만 민주당이 '정당한 영장'이라는 단서를 달았지 않았나. 그래서 체포안이 일단 넘어와야 다른 일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혁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있으면 이른바 '개딸'이라는 분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강성 지지층들이 적극적으로 나올고 그게 일반 국민들이나 일반 당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것"이라며 "무더기로 몰려가서 익히 해왔듯이 문자폭탄을 날리고 공격을 하고 이런 행위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져 민주당의 총선 참패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만약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민주당 지도부가 새로 출범할 경우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대표가 없을 경우 국민의힘이 받을 영향을 제대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종혁 위원장은 "이 대표가 없으면 누가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이냐를 놓고 상당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고 개딸이라는 분들도 가만히 계시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사라지면) 민주당은 크게 분열하게 될 것인 만큼 이러나 저러나 민주당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사실 최근 여론조사 보면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잘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이 대표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이재명 없는 민주당은 훨씬 변화·혁신된 민주당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 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없다'고 전제하고 선거 전략을 짜야한다. 이 대표라는 내부 걸림돌이 사라졌으니 민주당의 확장 가능성이 우리보다 훨씬 커질 텐데 우리 당은 확장하려면 어떡해야 되는지에 대한 당내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원래 변신에 능하다. (이 대표가 궐위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 이재명하고 관계없다'고 나올 것"이라며 "여당인 우리는 대통령의 당 영향력도 있고 해서 쉽게 막 조변석개할 수가 없는 반면 이번 총선에서 거의 몰락할 지경으로 갈 수가 있던 민주당은 (새 지도부가 들어온다면) 기사회생을 넘어서서 또다시 상당히 또 선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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