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멸됐다" 재난지역 선포 하와이, 최악 산불로 최소 67명 사망 [영상]
미국 하와이의 마우이 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가 11일(현지시간) 최소 67명으로 늘어났다. 화재 발생 나흘이 지났지만 아직 완전히 진압되지 않아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외교부는 현지 한인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일부 지역엔 통신이 끊겨 실종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마우이 경찰은 “전기가 없어 인터넷이 끊겼고 라디오도 안 된다”면서 광범위한 통신 두절로 현장 대원들이 구조가 필요한 주민들과 접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산 피해도 크다. 이번 산불로 약 1700여 채의 집이 불탔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나왔다. 리처드 비센 주니어 마우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사라졌다”라면서 특히 마우이 섬 북서부의 라하이나 지역에 대해 “전멸됐다”고 표현했다.
이번 산불은 지난 8일 마우이 섬 중부 쿨라 지역에서 처음으로 신고됐다. 이어 서부 해변 마을 라하이나 인근에서 또 다른 산불이 보고됐다. 라하이나의 불은 한때 진압됐다가 허리케인 도라가 몰고 온 강풍을 타고 잔불이 되살아났다. 쿨라 지역 산불은 키헤이 등 중서부 해안 지역으로 퍼졌고 빅 아일랜드 섬(하와이섬)으로도 옮겨붙었다. 기상 당국은 도라의 강풍을 타고 불길이 섬 전역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인 인명 피해는 아직 없어…집·가게 등 10여 채 불타
한국 외교부는 11일 현재까지 하와이 산불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인명 피해가 접수된 건 없다고 밝혔다. 호놀룰루 영사관 측도 “아직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통신이 끊긴 지역까지 한 번 더 확인 중이다”고 전했다.
마우이 섬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은 약 500명, 여행객은 수백 명 정도로 외교부는 추산한다. 산불 피해가 집중된 라하이나 지역엔 교민 10명 정도가 거주하거나 기념품 사업 등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집과 사업장은 이번 화재로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피해 지원을 돕고 있는 마우이 순복음교회의 한 교민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라하이나 지역에만 30명 정도 한인들이 살고 있었다”면서 “일부는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카훌루이 공항에 대피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구호 물품을 전달하러 피해 지역 인근에 갔는데 곳곳에 전신주가 넘어지고 전선이 뒤엉킨 모습”이라면서 “합선 문제로 더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로, 추가 피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백악관, 하와이 ‘재난 지역’ 선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하와이를 재난 지역으로 승인했다. 백악관은 하와이 지역 복구에 연방정부의 지원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하와이 화재 피해자들은 임시 주거 시설, 주택 수리, 저금리 융자 등을 지원 받을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타주에서 참전용사 관련 행사에서 하와이 산불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원조를 제공할 것이다”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거나 집이 파손되거나 파괴된 사람에게 즉시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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