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순살 아파트 15개 아닌 20개…“경찰청·공정위·감사원 통해 쇄신”

이한준 사장, 11일 긴급 기자회견…“거취 정부 뜻에 따를 것”
철근 누락 5개 단지, 자체보강 후 보고에서 빠져
“내부 자정만으로 개혁 어려워…무량판 부실시공 직원 경찰 수사의뢰”

고개숙인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 사장은 11일 “상임이사 모두에게 사표를 제출받았다”며 “오늘 임직원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저의 거취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에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밝혔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상임이사 모두에게 사표를 제출받았다”며 “오늘 임직원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저의 거취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에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11일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철근 누락된 단지는) 15개가 아니라 20개였고 5개를 빼고 발표한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토부와 LH는 LH가 발주한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단지 91개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설계 미흡 및 부실시공 등으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단지는 총 102개로 조사됐으며 이 중 20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추가로 철근이 누락된 5개 단지 중 준공이 된 단지는 ▲화성남양뉴타운 B10 ▲평택소사벌 A7 ▲파주운정3 A37 공사 중인 단지는 ▲고양장항 A4 ▲익산평화 등이다. 다만 이들 단지는 이미 보강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이 사장은 “5개 단지가 누락돼 보고됐다. 누락된 단지의 차이를 보니 3~4개 정도의 기둥에서 하자가 있었다”며 “지난달 31일 발표 전 현장에서 자체보강을 했고 이 5개 단지를 뺐다고 10일 오후 보고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H라는 조직이 기본적인 통계조차도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자료에서도 임의적으로 뺐는지 참담하다 못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 누락 사태의 원인으로는 토지공사과 주택공사의 내부적인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으며 조직 혁신을 위해 경찰청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등 외부 기관을 통한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이 사장은 “2009년 토공과 주공이 통합됐으나 내부적으로 그 존재가 살아있었다. 14년이 지났지만 토공, 주공의 내면이 살아있으며 조직이 비대해지고 조직별로 나눠먹기, 소통 부재, 직렬이나 직종별로 칸막이가 심해 정상적인 시스템이 작동되지 못했다”며 “내부 자정만으로 조직이 혁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주 경찰청에 15개 지구에 대한 무량판 부실시공에 대한 담당 직원들을 수사 의뢰했고 공정위에 담합 카르텔의 전방위적인 조사를 요구했고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로 전면적인 감사를 하게 돼 있다”며 “외부 기관에 의해 조사된 결과를 토대로 LH를 인적 쇄신과 조직 쇄신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거취와 관련해서는 국토부와 정부에 판단을 맡긴 가운데 이 사장은 임기 동안에는 LH의 혁신을 지속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구난방식 칸막이로 나뉘어져 있는 조직문화, 전관과 연결된 못된 관습, 안일한 업무태도, 국민께 봉사하지 않는 서비스 정신을 반드시 개혁해서 작지만 강하고 국민께 헌신과 봉사하는 LH를 만드는데 자리에 있는 한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며 “2년 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동산투기부터 이제는 부실시공으로 인해 국민께 심려끼쳐드린 데 진심으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LH는 민간이 설계·시공한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70곳과 재개발사업 3곳을 전수조사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9개 지구에 대해서는 민간사업자와 협의해 긴급정밀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