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비 오면 훈련할 곳 없던 광주, '노답' 인프라 문제 해소했다 

서호정 기자 2023. 8.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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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파이널A 진출을 향해 상승세를 탄 광주FC가 날개를 달았다. 훈련 인프라 문제로 비가 오면 실내 훈련으로 대체해야 했던 상황을 극적으로 해소했다.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빠르고 전폭적인 지원 속에 시, 체육회와 머리를 맞댄 광주는 후반기 훈련장 문제 해소는 물론 장기적인 인프라 마련의 기회를 잡았다. 


광주 구단은 9일 시 관계자, 체육회 관계자, 시설 관리 실무자와 회의를 가졌다. 구단을 대표해 이정효 감독, 주장 안영규, 프런트 직원도 참석했다. 최근 광주의 훈련장 문제에 대한 지적과 내부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이어지자 강기정 시장의 지시로 마련된 자리였다. 


광주는 시즌 중 3곳의 훈련장을 활용 중이다. 전용구장 건설 후 비어 있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천연잔디, 그리고 옛 염주양궁장 부지에 2020년 개장한 광주축구센터의 천연잔디, 인조잔디 각 1면이다. 하지만 광주축구센터 부지 2면은 공사 당시부터 배수 문제를 지적 받았고 비만 오면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여름철에는 잔디 괴사까지 발생, 선수들의 눈병까지 유발했다. 


7월 들어 비가 오는 일수가 많아지면서 광주는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 실내에서 사이클을 타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주전들이 속한 A팀이 제대로 훈련할 수 없으니 비주전 선수들을 위한 1일 2회 훈련은 꿈도 못 꿨다. 이정효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며 훈련 인프라 문제에 답답함을 표시했다. 주축 선수인 정호연도 기자회견에서 "훈련 때 잔디에 물이라도 충분히 뿌려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의견을 개진했다. 


취임 후 광주FC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경기장을 꾸준히 찾고 있는 강기정 시장이 이런 목소리에 반응했다. 최근 담당 부서인 체육진흥과, 그리고 광주시 체육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시체육회 관계자에게 빠른 개선과 지원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9일 해결책 마련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정효 감독과 구단 측은 광주전용구장을 후반기에 월드컵경기장과 함께 활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승인받았다. 대신 시설 관리를 하고 있는 실무자의 의견을 구단도 수용했다. 오전에는 잔디 생육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만큼 훈련을 오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훈련이 늦게까지 진행돼 담당자가 퇴근을 해야 하면 구단 관계자가 뒷정리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정호연이 요청한 훈련 전 잔디에 충분히 물을 뿌려 달라는 것도 받아들여졌다. 


광주축구센터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됐다. 시와 체육회는 예산 30억원을 들여 축구센터 잔디를 전면 교체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시공사와 법적 분쟁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축구센터 사용이 시급한 만큼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한 뒤 추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9월경 공사가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인조잔디 1면도 아예 천연잔디로 교체, 천연잔디 2면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정효 감독은 이왕 예산을 들인다면 축구센터 인프라를 보강해줄 것을 부탁했다. 훈련 후 선수들이 전용구장에 있는 숙소로 돌아오지 않아도 축구센터에서 샤워를 하고, 훈련 전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다. 시 측은 용도 변경, 건폐율 확인 등의 행정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정효 감독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에서는 K리그1 복귀 첫해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광주를 알리고 있는 광주FC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나온 또 하나의 선물도 있다. 광주축구전용구장 잔디 교체다. 광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 본부석과 가변석을 설치하며 전용구장으로 전환한 광주축구전용구장은 잔디를 조성한 지 20년이 지났다. 잔디 연식이 오래 되다 보니 침전물이 쌓여 잔디 생육 난이도가 높아졌다. 이 부분도 곧 예산을 마련, 시의회 승인을 통해 교체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잔디 교체 시 광주가 한 동안 홈 구장을 쓸 수 없지만 향후 10년, 20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쪽에 초점을 맞춰졌다. 


이정효 감독은 "구단주인 강기정 시장님의 적극적인 관심, 관계된 모든 분들의 협조로 광주FC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결론이 도출됐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이어서는 "노동일 대표이사님도 숨은 공로자다. 선수단이 더 나은 환경과 조건에서 운동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노동일 대표이사는 지난해 취임 후 선수단이 당일에 이동하던 인근 원정 경기(전북, 전남) 운영 원칙을 하루 전 이동으로 바꿨고, 호텔과 장거리 KTX 이용도 올해부터는 1부 리그 타구단 기준에 맞춰 상향 조정했다. 


"당분간은 앓는 소리 하지 않겠다"며 미소를 지은 이정효 감독은 "이제는 나와 선수단이 많은 관심과 지원에 보답하는 것만 생각하겠다. 더 좋은 성적과 경기 내용으로 지원을 받을 명분을 증명하고, 그것이 또 다른 구단 인프라와 환경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원FC, 대전하나시티즌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K리그1 5위에 올라 있는 광주는 13일 포항 원정을 떠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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