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K팝으로 봉합하는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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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오늘 폐영한다.
새만금이라는 개최 장소가 이번 세계 잼버리 파행의 근본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2025 아태 잼버리 개최 후보지로 강원도 고성과 이번 세계 잼버리 개최지였던 새만금이 경쟁 중이다.
강원도 고성은 1991년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개최한 데다 아태 잼버리도 이미 세 차례나 치러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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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아태 잼버리 재발 없도록
사태 원인 분석해 철저히 대비
말 많고 탈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오늘 폐영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내에서 열린 가장 큰 국제행사로 수조 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준비 소홀로 파행됐고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킨 행사라는 오명만 남기고 말았다. 2년 뒤 예정된 또 하나의 잼버리, 2025 아시아·태평양 잼버리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25 아태 잼버리도 국격을 시험하는 대형 국제행사다. 158개국 4만3000여명이 모인 이번 새만금 잼버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태 잼버리에도 40여개국에서 2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아태 잼버리 개최지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새만금이라는 개최 장소가 이번 세계 잼버리 파행의 근본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2025 아태 잼버리 개최 후보지로 강원도 고성과 이번 세계 잼버리 개최지였던 새만금이 경쟁 중이다. 새만금은 이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사실상 허허벌판인 간척지이다 보니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배수 불량으로 인한 침수 위험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오죽하면 잼버리의 근본이 자연환경 속에서 함께 어울리는 야영인데 이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을까. 지구 온난화로 기후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새만금에서 잼버리를 다시 개최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된다. 강원도 고성은 1991년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개최한 데다 아태 잼버리도 이미 세 차례나 치러낸 곳이다.
행정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정부도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대규모 국제행사를 이끌어야 할 컨트롤타워는 부재했고, 1171억원 예산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비롯해 이미 몇 년 전부터 폭염은 물론 준비 부족에 대한 경고가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도 부재했다. 야영지 철수가 결정된 뒤 부랴부랴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행사와 K-팝 콘서트로 행사를 봉합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정작 파행을 수습한 주체는 지자체와 민간이었는데 주무 부처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는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우리나라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98년 올림픽이라는 국제행사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세계에 한국이라는 나라를 처음으로 각인시켰다. 외신은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까지 성공적으로 치렀던 한국이 잼버리를 왜 이렇게 허술하게 준비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2년 뒤 아태 잼버리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14~17세의 어린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잼버리는 ‘청소년 문화올림픽’이라 불린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기에 참여 청소년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잼버리가 곧 개최 국가에 대한 이미지와 연결되는 셈이다. 2년 뒤 아태 잼버리에 소홀할 수 없는 이유다.
박병희 문화스포츠부장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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