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SOS'에 실시간 대응한 K-기업의 저력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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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모로코 잼버리 대원들이 도착해 짐을 풀고 식사 중입니다. 조금 있으면 부탄, 바하마 등 다른 국가에서 온 대원들도 도착할 예정이고요. 현재 연수원에 머물던 신입사원들 중 영어와 프랑스가 가능한 사원들이 나서서 통역 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대한항공, 코오롱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신속하게 잼버리 대원 맞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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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 정부, 조직위는 6년간 뭐했나…변명 말고 프로 답게 처신해야
“조금 전 모로코 잼버리 대원들이 도착해 짐을 풀고 식사 중입니다. 조금 있으면 부탄, 바하마 등 다른 국가에서 온 대원들도 도착할 예정이고요. 현재 연수원에 머물던 신입사원들 중 영어와 프랑스가 가능한 사원들이 나서서 통역 봉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의 새만금 야영지 철수가 시작된 8일 오후 3시께. 우리 기업들이 연수원 등을 숙소로 제공키로 했다는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돌릴 때였다. 삼성생명 연수원인 용인 휴먼센터에 있던 회사 관계자의 목소리 너머로 현장의 분주한 상황이 느껴졌다.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새만금 철수를 결정한 게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예고 없이 들이닥친 손님들을 맞아 식사 대접까지 하고 있다니, 아무리 삼성이라도 지나치게 신속한 게 아닌가.
삼성 계열사들 뿐만이 아니었다.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대한항공, 코오롱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신속하게 잼버리 대원 맞이에 나섰다. 기업별로 수백 명에서 천여 명의 적지 않은 인원들을 담당했음에도 불구, 폐막을 하루 앞둔 11일 현재까지 어떤 차질이나 잡음도 없이 잼버리 대원들의 일정을 지원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짧은 시간에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각종 체험, 견학 프로그램까지 준비했다는 것이다.
수도권 소재 연수원 4곳을 6개국 1000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에게 내준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견학, 국립과천과학관 관람, 잼버리 월드 올림픽, K팝 댄스 강좌, K-비보잉 공연 관람, 대형 롤러코스터 설계‧제작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했다.
잼버리 대원들 사이에서 새만금에서 철수한 게 ‘오히려 이득’이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어쩌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은 일정으로 인해 실망만 안고 돌아갔을지도 모를 해외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산업을 체험케 해주고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은 ‘국격 제고’에 지대한 공헌을 한 셈이다.
이처럼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도 단 하루 만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한 기업들을 보면서 유감스럽게도 무려 6년의 준비 기간을 허송세월로 보낸 전‧현 정부와 지자체, 조직위원회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2017년 8월 잼버리 유치 확정 이후 정권도 바뀌었고 지방자치단체장도 바뀌었지만 전‧현직을 막론하고 어느 쪽에도 잘했다는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뻔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비도 없었고, 돌발 상황에는 허둥대기 일쑤였다. 일정 통제, 참가인원에 대한 지원, 정보 공유 등 모든 분야에서 일 처리가 깔끔하지 못했고, 잡음도 심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야당은 현 정부를 비난하고 여당은 전 정부 탓을 한다.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
“전임자가 일 처리를 제대로 못했어요”, “다른 부서가 제대로 협조를 안해요.” 직장 생활에서 이런 식의 변명을 늘어놓으면 ‘프로답지 못하다’는 소리를 듣게 마련이다.
스스로 돈을 버는 기업은 프로인데, 세금으로 먹고 사는 이들이 아마추어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이지 않다. 국민들은 ‘구차한 변명’이 아닌 ‘프로다운 결과물’을 원한다. 그게 나랏밥을 먹는 자들로서 지닐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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