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 14개월 만에 “경기둔화 일부완화”

세종=송승섭 2023. 8. 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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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침체를 우려하기 시작한 지 14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경기둔화가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11일 기획재정부는 '8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경제심리와 고용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표현은 정부가 지난해 6월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발표한 지 1년 2개월 만에 나왔다.

지난달 하방위험이 완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표현이 나오긴 했지만 경기 자체는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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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최근 경제동향
"수출물량 회복, 경기둔화 흐름 일부 완화"
고용·물가 안정에 "반도체 회복 시작" 평가

정부가 경기침체를 우려하기 시작한 지 14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경기둔화가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물가와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11일 기획재정부는 ‘8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경제심리와 고용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월별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전반적인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저점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이르고 지났다 안지났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경기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제조업과 수출이 물량 측면에서 반등하고 있어서 경기판단을 지난달보다 긍정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기조는 완만하게 개선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표현은 정부가 지난해 6월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발표한 지 1년 2개월 만에 나왔다. 7개월간 같은 표현을 유지하다 올해 1월부터 ‘우려 확대’, ‘가시화’(2월), ‘지속’(5월) 등 표현의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달 하방위험이 완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표현이 나오긴 했지만 경기 자체는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었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의 배경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 관련 지표는 하반기로 접어들며 점차 좋아지는 추세다. 반도체 생산증가율은 전년대비 기준으로 4월 -21.6%를 기록했지만, 5월(-18.7%)과 6월(-15.9%)을 거치며 개선됐다. 수출물량지수도 4월 1.3% 감소했으나 5월 8.1%로 반등했고, 6월에 21.6%로 증가했다. 6월 반도체 출하의 경우 전월대비 41.1% 늘었고, 같은 기간 재고는 12.3% 감소했다.

살아나는 경기에도 느린 회복 속도

부진세를 거듭하던 수출도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8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5월 19억3000만달러 흑자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다. 상반기 안에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지만, 이를 뒤집고 누적 기준으로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고용과 물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가 2868만6000명으로 21만1000명 늘면서 고용률은 0.3%포인트 오른 63.2%에 육박했다. 실업률도 2.7%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세와 청년취업자가 몇 개월째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지표 자체는 통계작성 이래 가장 좋은 상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안정과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폭의 둔화추세가 이어지면서 전년동월대비 2.3%를 기록했다.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전월보다 4.7% 오르는 와중에도 축산물(-1.6%)과 수산물(-0.9%) 가격이 내리면서 농·축·수산물 전체는 0.5% 하락했다. 석유류도 국제유가 안정세와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로 지난달 역대 최대 하락 폭(-25.9%)을 기록했다.

문제는 경기반등의 속도다. 정부는 애초 기대와 달리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에 대해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봤다. 수출·투자·제조업 등의 부진으로 회복세도 빠르지 못한 상태다. 6월 반도체 수출도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8% 적고, 경상수지도 지난해 상반기(248억7000만달러)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통화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의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기재부는 “폭염·호우 등에 따른 물가불안 및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하반기 경제활력 보완,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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