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훈풍인데…'미국 은행 신용등급 하락'에 증시 불안감 커진다

이창희 2023. 8.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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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제약업체 호재에…바이오株 오랜만에 웃었다
美 은행권 신용등급 ‘강등’…국내 증시는 ‘불안감’ 만연
상업용 부동산 위험↑…채무불이행 가능성도 
SVB 파산 사태 재현되나…불안 요소 여전해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상반기까지 2차전지주로 몰린 수급이 주식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소식에 따라 업종별 주가가 요동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받던 바이오주들은 미국 증시에서 발생한 제약업체 호재로 인한 훈풍에 미소를 지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순탄치 않을 예정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 중소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서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동일한 부실 우려가 여전하다는 불안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대형 바이오주인 셀트리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66% 상승한 15만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은 32만5500원으로 14.61%나 치솟았다. 종근당과 SK바이오팜, 에스티팜도 각각 5.06%, 8.41%, 11.08% 급등세를 보였다.

이들 바이오 종목은 다음 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상 급등한 주가는 차익 실현 목적으로 다시 하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정반대의 흐름을 나타냈다. 10일 종가 기준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 대비 1.54% 올랐다. 셀트리온과 종근당, SK바이오팜, 에스티팜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국내 바이오주의 주가 상승 배경은 글로벌 주요 제약업체들의 신약 관련 호재로 추정된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디스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23% 오른 189.1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사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가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 영향이다.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도 실적 강세에 14.87% 상승한 521.60달러를 기록했다. 일라이 릴리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1% 늘어난 8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의 실적이다. 특히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가 9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선보이면서 전 분기 대비 72.3%나 성장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와 헬스케어 섹터에 대한 수급 여건과 투자 심리도 개선되는 모양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라이 릴리를 중심으로 미국 바이오주에 훈풍이 분 만큼, 국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수급 여건도 호전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쏠림이 완화하면서 시장 자금이 타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수익률 상위를 차지한 업종은 헬스케어, 미디어, 소프트웨어 등 소위주 중심으로 수급 관점에서 기대치가 살아있는 업종은 헬스케어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소 짓는 바이오주와 달리 국내 증시는 순탄치 않을 예정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 중소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서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M&T은행, 웹스터 파이낸셜 등 미국 10개 지역은행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했다. 이외에도 캐피털원, PNC 등 11개 은행의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과 US뱅코프, 트루이스트 등 6개 은행은 신용 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이번 결정은 수신금리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한 점과 여러 은행의 2분기 실적에서 수익성 압박 증가세를 확인해서다. 특히 무디스는 내년 초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약한 경기 침체에 빠지면, 상업용 부동산 위험이 커지면서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으로 신뢰도가 하락한 시점에서 타격으로 다가온다. 중소은행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은행도 자산 부채 관리(ALM) 리스크가 파산의 원인이었다.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미 은행권에 여전히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위기감이 확산될 경우 국내 증시도 변동성이 급증하는 등 충격을 피하긴 어렵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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