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속도 느려지며 오래 머물러… 15시간 동안 전국 할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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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태풍 '카눈'이 15시간에 걸쳐 전국을 샅샅이 훑고 지나갔다.
강도 '강'으로 다가오던 카눈은 상륙 직전 '중'으로 다소 약해졌으나 느린 이동속도로 내륙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국에 많은 비를 쏟아냈다.
한반도를 거쳐 간 기존 태풍과 비교했을 때 카눈은 우리나라에 오래 머문 태풍에 속한다.
카눈의 저속 이동에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카눈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어 태풍 이동속도에 영향을 주는 대규모 바람인 지향류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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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관통 경로에 피해 면적도 커
北으로 옮겨간 오늘 오후까지 비
느림보 태풍 ‘카눈’이 15시간에 걸쳐 전국을 샅샅이 훑고 지나갔다. 강도 ‘강’으로 다가오던 카눈은 상륙 직전 ‘중’으로 다소 약해졌으나 느린 이동속도로 내륙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국에 많은 비를 쏟아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시 인근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엔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칼),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32m로 강도 ‘중’의 모습을 보였다. 내륙에 진입하면서 중심기압이 980~990hPa까지 오르고, 순간 최대풍속 역시 초속 20m까지 점차 낮아지는 등 강도는 더욱 약화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세력이 강하다.
이날 정오쯤 대구를 통과한 카눈은 오후 6시 충북 청주를 거친 뒤 오후 9시쯤 서울에 접근했다. 이후 카눈은 11일 0시 휴전선을 넘어 새벽 북한 평양 인근으로 이동했다. 전국을 약 15시간에 걸쳐 남에서 북으로 수직 관통한 것이다.
한반도를 거쳐 간 기존 태풍과 비교했을 때 카눈은 우리나라에 오래 머문 태풍에 속한다. 지난 2018년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솔릭(약 10시간)보다도 체류 시간이 길었다. 솔릭은 수도권을 거친 태풍 중 최장 체류 태풍으로 꼽힌다. 당시 이동속도가 시속 4㎞에 불과했다.
카눈은 솔릭보단 빠르지만, 일반 태풍과 비교했을 때는 느린 편이다. 상륙 직후 카눈은 산지 지형 등의 요인으로 이동속도가 시속 20㎞ 수준으로 줄었다. 이후 다시 시속 30㎞ 후반으로 속도를 높였지만, 이 역시 다른 태풍에 비해선 느린 편이다. 국내 이동 거리도 솔릭보다 길었다.
카눈은 태풍의 눈이 지상에 머문 시간만 따져본다면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오래 머무른 태풍으로 남을 전망이다.
카눈은 시속 20㎞ 안팎의 속도를 유지하다 북한에 들어선 뒤에는 시속 15㎞ 내외 속도가 떨어졌다. 이는 성인이 달리는 속도 정도에 불과하다. 계속해서 세력이 약화한 카눈은 11일 오전 3시까지는 태풍의 형태를 유지하다, 3시간 뒤인 오전 6시 북한 평양 인근에서 열대저압부로 바뀐다. 당초 오후 6시쯤 신의주 인근에서 소멸할 것이란 전망이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카눈의 저속 이동에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카눈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어 태풍 이동속도에 영향을 주는 대규모 바람인 지향류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평균 온도가 상승하면서 지역 간 온도 차이가 줄어들어 바람 세기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카눈의 영향으로 곳곳엔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불어닥쳤다. 한반도를 수직 관통한 이례적 이동 경로를 보인 탓에 영향받는 면적이 넓었다. 태풍이 도착한 경남 거제를 시작으로 영남권 대부분 지역과 강원영동 지역에 온종일 비가 내렸다. 오후 들어서는 수도권에도 강풍을 동반한 큰비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순간 최대풍속 현황을 보면 부산 가덕도에 시속 126㎞, 충남 계룡산에는 시속 117㎞, 경남 고성군 향로봉에 112㎞, 경기 과천시에 99㎞, 충남 예산군 원효봉에 95㎞의 강풍이 불었다.
카눈이 북한으로 옮겨간 뒤에도 영향은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오후까지 수도권에는 30~80㎜, 강원영동 중·북부에는 50~150㎜, 강원영동 남부에는 10~50㎜, 강원영서에는 50~100㎜의 비가 오겠다. 경기북서부에는 12일 새벽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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