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가는 나라 곳간, 상저하고 발목 잡나… KDI, 위험 요인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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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세수 펑크'에 따른 재정 지출 감소로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세수가 걷히지 않아 재정지출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하반기 경기 회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KDI는 "세입여건 악화 등으로 재정지출이 계획된 수준을 하회할 경우 일시적으로 국내 수요가 다소 제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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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세수 펑크’에 따른 재정 지출 감소로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에 경기가 반등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편으로 세입 여건 악화를 하반기 리스크로 지목했다. 실제 상반기 재정적자는 올 한해 전체 예상치보다 20조원을 훌쩍 넘긴 80조원을 돌파했다.
KDI는 10일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을 기존과 동일하게 1.5%로 전망했다. KDI는 “기존 전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건설투자와 상품 수준의 부진이 완화되면서 2023년 경제성장률은 기존과 동일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1.4%)의 전망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KDI의 전망과 같은 0.9%였다. KDI는 하반기 성장률이 2.0%로 상승해 상저하고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KDI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선 점에 주목했다. 미국과 유로존의 성장세가 이어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뎌 중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소비 증진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KDI는 세입여건 악화를 상저하고 달성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세수가 걷히지 않아 재정지출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하반기 경기 회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KDI는 올해 상반기 실적 등을 고려해 정부 소비 증가율을 3.2%에서 2% 내외로 낮췄다. KDI는 “세입여건 악화 등으로 재정지출이 계획된 수준을 하회할 경우 일시적으로 국내 수요가 다소 제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악화한 세입여건은 이미 관리재정수지 적자로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83조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 보장성 기금 수지를 뺀 것으로 ‘나랏빚’을 가늠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8조2000억원으로 전망됐으나 이미 상반기 만에 이를 넘어섰다.
총수입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누적 총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조1000억원 감소해 296조2000억원에 그쳤다. 총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세 수입은 1년 전보다 39조7000억원 감소해 178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세수진도율은 44.6%로 정부가 올해 전망한 국세 전망치(400조5000억원)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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