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묵상] “시와 꽃과 예술과 하느님을 낭비하자”

2023. 8. 1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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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시인

풍성한 삶은 물질적 욕망 충족과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네. 사랑하는 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시나 그림이나 꽃을 선물해 보셨는가. 낭비지만 거룩한 낭비가 아닌가. 이런 낭비를 기꺼이 할 줄 아는 사람은 결코 가난하지 않네. 자기 몸에 값진 향유를 쏟아부은 마리아의 행위를 스승 예수는 왜 쓸데없이 낭비하느냐고 나무라지 않으셨지. 지구의 물적 자원은 아껴야겠지만, 자비나 화평이나 친절 같은 비물질 자원은 무진장이라 하느님도 흠뻑 낭비하기를 바라신다네.

고진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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