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 가리키며 “전쟁준비 더 공세적으로 하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 관련 회의에서 한국 지도 위 서울 주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전쟁 준비를 더 공세적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는 이달 말 한·미 연합훈련을 앞둔 시점에 나온 것으로, 북한이 조만간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진행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현 조선반도 지역정세를 심도있게 개괄 분석하고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칠 데 대한 강령적 결론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선(전방)부대들의 확대 변화된 작전 영역과 작전 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지침을 시달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자유의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중대한 군사적 대책에 관한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 전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연합훈련 전후로 무인기, 무인 잠수정 등을 동원한 새로운 양상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공개된 회의 장면 중 눈길을 끄는 건 김 위원장이 한국 지도 위 수도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주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북한은 김 위원장이 한국 지도를 펼쳐놓고 주한미군 기지인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변을 가리키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달 초 사흘 연속 현지지도한 군수공장의 임무도 강조했다. 그는 “군수공업 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각종 무장장비들의 대량 생산 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음 달 9일 정권수립일 75주년 기념일(9·9절)에 맞춰 민간 무력열병식을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은 2021년 전략무기 대신 트랙터와 소방차 등을 앞세운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 한 해에 세 번이나 열병식을 여는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전쟁 준비와 무력 증강에 나서면 나설수록 보다 강력한 한·미 확장 억제와 압도적 대응에 직면해 안보가 취약해질 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지난해 말 임명된 박수일 대장을 총참모장에서 해임하고 이영길 차수를 임명하는 군 수뇌부 인사도 단행했다. 이영길은 2013~2016년, 2018~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총참모장을 지냈다. 간부들의 충성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해임과 재신임을 반복하는 김정은 특유의 회전문 인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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