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 3.2% 상승…금리동결 힘실린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2% 올랐다. 6월까지 둔화하던 물가 상승률이 소폭 반등했지만,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미국의 7월 CPI가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3%)를 0.1%포인트 밑돈다. 지난해 7월 CPI 상승률(8.5%)보다는 큰 폭으로 내려왔지만, 전달인 올해 6월(3.0%)보다는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됐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6월과 같았다.
지난달 CPI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된 것은 역기저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해 6월 CPI는 전년 대비 9.1% 오르면서 41년 만에 최고치(상승률 기준)를 기록했지만, 7월부터는 CPI 상승세가 둔화했다. 이 때문에 올해 7월 CPI는 물가 하락세가 유지되더라도 전년 대비로는 상승 폭이 커졌다. 이에 관해 WSJ은 “7월 물가 상승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가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4.7% 올랐다. 6월(4.8%)보다 소폭 낮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6월과 상승 폭이 같았다. 전문가는 물가 안정 여부를 판단할 때 장기적 추세의 물가지수를 보여주는 근원 CPI를 많이 참고한다.
다음 달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5.25~5.5%)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비율이 10일 현재 약 85%다. 최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월 중순까지 놀라운 새 지표가 없다면 금리를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게 할 지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 CPI가 공개된 이후 뉴욕증시 주요 선물지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인 2%대로 내려가는 마지막 구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하고, 물가에 영향력이 큰 유가가 오르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관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자신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2%) 위에 있는 만큼 금리 인하를 위한 기준은 높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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