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예상 밑돈 CPI에 장초반 상승세…금리 동결 기대↑

뉴욕=조슬기나 2023. 8. 1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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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0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밑돌자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장 초반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41.29포인트(1.26%) 상승한 3만556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7.72포인트(1.29%) 오른 4525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9.92포인트(1.60%) 높은 1만3941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11개 업종 모두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 통신 관련주의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월트디즈니는 전날 장 마감후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플러스의 구독 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장 대비 1.6%이상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한 윈리조트 역시 4%가까이 올랐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도 이날 공개한 호실적에 힘입어 6%대 상승 중이다. 코치 등의 패브랜드를 보유한 태피스트리가 지미추, 마이클코어스 브랜드를 운영중인 카프리홀딩스를 약 85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카프리의 주가는 56%이상 뛰었다. 반면 태피스트리는 12%가량 내려앉았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기업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오전 발표된 CPI,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경제지표와 이에 따른 통화정책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 3.3%를 소폭 밑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해 직전 월(4.8%)을 하회했다. 헤드라인 CPI와 근원 CPI 모두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다음날에는 도매물가격인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시장에서는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훨씬 커지는 모습이다. 글로벌X의 미셸 커르버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잠재적 연착륙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기반으로 한다"고 평가했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조지 마테요 최고투자책임자는 "오늘 CPI는 좋은 옛날을 연상시킨다"면서 "헤드라인,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2%씩 상승하면서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압박이 사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안나 웡 이코노미스트 역시 근원 CPI에 주목하며 "물가안정목표 2%에 부합하는 속도다. Fed가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공개된 실업지표 역시 2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30일~8월5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만1000건 늘어난 24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해온 23만건을 웃돈다. 그간 Fed는 긴축 사이클이 종료되기 위해서는 추세 이하의 성장이 지속되고 노동시장 과열이 식어야 한다고 언급해왔다.

다만 앞으로 고려할 것이 많다는 신중한 지적도 제기된다. 당장 이달 말 잭슨홀 포럼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가 관건이다. 트레이드 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부사장은 "오늘 CPI 보고서는 시장에는 희소식"이라면서도 여전히 Fed 내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는 분열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다음 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한달 이상의 시간이 남은 만큼 추가로 살펴봐야할 인플레이션, 고용지표들도 다수 대기하고 있다. 밴티지의 제이미 두타 시장분석가는 "9월 FOMC 회의 일주일 전에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의 중요성은 약간 희석된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착륙 기대감에 힘입은 9월 금리 동결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오전 Fed가 차기 회의인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0%이상 반영하고 있다. 전날 86%대에서 CPI 공개 이후 동결 전망이 더 강화됐다. 앞서 Fed가 공개한 6월 점도표 상으로는 연내 한차례 더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투자자들은 올해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이 없다는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 올해 남은 FOMC는 9월, 11월, 12월 등 세차례다.

기업실적 발표도 막바지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 상장기업의 90% 이상이 실적을 공개했고 이 가운데 약 5분의4가 월가 기대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전날 오후 공개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투자 규제 여파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탈 등 미국의 자본이 중국의 AI, 첨단 반도체, 양자 컴퓨팅 등 3개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다만 우려보다 투자 제한 범위가 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범중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CPI 발표 이후 소폭 하락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0%,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7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 대비 0.3%이상 떨어진 102.1선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증시는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1.22% 오른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 FTSE지수는 0.41%, 프랑스 CAC지수는 1.8%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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