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 "이승만 기념관 건립, 나와 광복회는 반대 안한다"
이종찬 광복회장과 아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948년 건국론’은 “일제강점을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기념 대한민국의 정체성 대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라며 “1948년 건국론은 이런 역사의 지속성을 토막 내고 오만하게 이승만 건국론으로 대체한 것이고 우리는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과 광복회, 독립기념관이 공동주최했다.
이어 “1948년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결과가 된다”며 “대한민국의 발전이 일본 식민통치로 공짜로 얻어진 것처럼 해석하게 되는데 이런 식의 억지 역사는 항일 독립운동을 의도적으로 부정, 폄훼하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뒤흔들려는 저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은 기미년 독립선언에서 비롯됐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토막 내지 말자”고 말했다.
현재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에 대해선 “당시 임시정부를 내세웠던 이승만 박사를 상기한 기념관 건립을 나와 광복회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승만을 신격화해 '건국대통령, ‘독재하는 왕이나 다름없는 대통령’과 같은 모습으로 몰아가는 것에는 찬동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이승만 대통령 자신이 부정하는 식민사관을 왜 굳이 그분에게 덧칠하는가”라며 “왜 독립운동가이고 대일항쟁과 민주공화정에 앞장섰던 이승만 대통령을 다시 4·19 직전 정권욕을 탐한 대통령으로 끌어내리려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런 괴물기념관이 건립된다면 우리 광복회는 반대할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들인 이철우 교수도 ‘1948년 건국론’에 반대했다. “일제강점을 정당화하는 논리”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1948년 이전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일제에 의한 대한제국의 병합이 합법적이고 유효했음을 바탕에 깔고 있다”며 “이는 일제강점이 불법·무효였다는 역대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적 관점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1948년 건국론이 북한 지역에 대한 한국의 관할권 근거를 약화한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 전체에 대해 유일 합법 정부로 수립됐고 한반도 전체에 대해 관할권을 가진 정부임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그 정부가 난데없이 생겨난 신생국 정부가 아니라 과거부터 계속성을 가지고 존재해온 국가의 정부 또는 불법 침탈된 주권을 회복한 국가의 정부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열을 조장하는 모든 종류의 ‘건국’ 타령은 사라져야 한다”며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주권회복 노력을 한 선조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주역들,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적 자기 인식을 존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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