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먹고도 취한다는 ‘이 병’, 어쩌면 항생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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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지 않고도 취해 곤욕을 치렀다는 얘기들이 가끔 외신을 타고 넘어온다.
그나마 이름을 얻은 덕에 술을 입에도 대지 않은 음주 운전자들은 일정한 검사와 확인을 거쳐 법정에서 음주운전의 '누명'을 벗곤 한다.
◇술 만드는 효모들이 장내에 집단 거주알코올이 만들어지려면 탄수화물(당)과 함께 효모라는 미생물이 존재해야 한다.
특정 효모균이 장내에서 과도하게 번식하면 술을 먹지 않아도 우리 몸속에서 알코올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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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의학계를 중심으로 비슷한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면서 ‘자동 양조 증후군(auto-brewery syndrome)’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소화관 발효 증후군(gut fermentation syndrome)’이라고도 한다. 그나마 이름을 얻은 덕에 술을 입에도 대지 않은 음주 운전자들은 일정한 검사와 확인을 거쳐 법정에서 음주운전의 ‘누명’을 벗곤 한다. 그런데 왜 이런 희한한 증상이 생길까.
◇술 만드는 효모들이 장내에 집단 거주
알코올이 만들어지려면 탄수화물(당)과 함께 효모라는 미생물이 존재해야 한다. 효모는 진화 계통상 세균과는 거리를 두면서, 곰팡이와는 비교적 가까운 단세포의 진핵생물이다. 3~4㎛(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세포 하나로 이루어진 단세포 생물이다. 효모도 다른 생물처럼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데, 산소가 없는 곳에선 호흡 대신 발효를 활용한다. 그렇게 당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알코올을 만든다. 효모가 있는 곳에 알코올이 있다.
그러니 자동 양조 증후군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특정 효모균이 장내에서 과도하게 번식하면 술을 먹지 않아도 우리 몸속에서 알코올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장 속에 있는 효모균이 입과 식도를 통해 들어온 탄수화물을 잘게 씹어 자신이 쓸 에너지를 만들면서, 동시에 알코올까지 생산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맥주 효모’로 불리는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제(Saccharomyces cerevisiae)와 함께 칸디다(Candida) 계통의 효모균을 ‘주범’으로 지목한다.
◇탄수화물 줄이고 유익균 처방하고
그런데 어떤 경우에 우리 몸에 곰팡이 비슷한 효모균들이 집단 거주를 하게 될까. 항생제의 남용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는 주장이 나온다. 항생제는 세균을 파괴할 뿐, 곰팡이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런데 효모균은 곰팡이와 비슷하다. 항생제를 오랫동안 먹다 보면 상대적으로 효모 성장에 유리한 장내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세균은 죽이고, 효모는 남겨두니까. 이럴 때 장 안에 탄수화물이나 당까지 남아도는 사태가 벌어지면, 효모는 제철을 만난 듯 알코올을 만들어댄다.
사례가 드문 희귀 증상이지만 장내의 효모 이상 번식으로 그 원인이 좁혀지면서 자동 양조 증후군의 치료도 몇 가지 표준화된 방법으로 수렴해 가는 중이다. 요약하면 1) 저탄수화물 식단과 2) 항진균제 치료와 3) 프로바이오틱스 처방의 복합이다. 효모가 발효할 재료 자체를 없애거나(1), 효모 자체를 없애거나(2), 유익균들로 장내 환경을 바꿔 효모가 줄어들게 하는(3) 식이다. 실제로 2019년에 미국에서 자동 양조 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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