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반전' 이뤄낸 김하성…이제는 ML 뒤흔드는 '최고 리드오프'로 확 달라졌다

유준상 기자 2023. 8. 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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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4경기 90타수 34안타 타율 0.378 5홈런 10타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의 후반기 성적(10일 기준)이다. 같은 기간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에서 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0.430), 시카고 컵스 코디 벨린저(0.4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빅리그 첫 해였던 2021년 117경기 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OPS 0.622를 기록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듬해에는 빅리그 데뷔 두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전년도에 비해 많은 타석 수를 소화하는 등 팀 내에서의 입지를 점점 넓혀갔다.


사실 4월만 해도 김하성의 존재감이 돋보였던 건 아니다. 시즌 개막 이후 4경기 만에 손맛을 보면서 첫 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무르는 등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꾸준히 기회를 받은 것에 비해 보여준 게 없었다.

그랬던 김하성이 5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면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예약했다. 특히 7월 한 달간 89타수 30안타 타율 0.337 5홈런 9타점 OPS 1.000을 기록,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타격과 함께 수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 중인 김하성은 주포지션인 2루수뿐만 아니라 유격수, 3루수 수비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수비 능력까지 인정받았다. 까다로운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는가 하면, 여러 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면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전 두 시즌에 비해 확실히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김하성의 상승세는 8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31타수 12안타 타율 0.387 1홈런 2타점 OPS 0.970으로, 전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또한 김하성은 지난달 2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부터 8월 8일 LA 다저스전까지 15경기 연속 멀티출루로 스즈키 이치로의 아시아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등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10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빅리그 데뷔 후 첫 3도루 경기를 펼치면서 27도루가 됐고, CJ 에이브럼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도루 부문 공동 4위에 등극했다.


지난 2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김하성이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메이저리그 통계 분석 시스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타석당 볼넷 비율 12.8%다. 2021년(7.4%)이나 2022년(8.8%)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김하성이 공을 맞히는 능력은 물론이고 선구안을 발휘해 투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대처 능력이 향상된 점도 눈길을 끈다. 직구를 쳐서 만든 홈런이 지난해(6개)보다 많은 9개로, 변화구 타격 시 타율도 지난해 0.216에서 올해 0.323으로 크게 상승했다.


기록 외적인 부분에서도 김하성에 대한 칭찬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공·수 양면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달 31일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 도중 홈으로 쇄도하다가 왼쪽 어깨를 다쳤지만, 이튿날 곧바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빠른 회복력을 자랑했다. 또한 김하성의 강력한 라인업 복귀 의지에 동료들은 물론이고 팬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김하성의 상승세에 미국 현지에서도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MLB네트워크는 9일 5분 넘는 시간을 할애해 김하성의 반등 요인을 분석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빅리그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20년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빅리그 진출 이후(2021년~올해) 달라진 타격폼을 비교하는가 하면, 불리한 볼카운트와 빠른 공 대처 능력을 주목했다.

또 김하성은 9일 발표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MVP 모의투표' 결과에서 내셔널리그 전체 8위를 차지하는 등 이전과 위상이 달라졌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현재 김하성은 15홈런-27도루로 20홈런-20도루를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홈런 5개만 더 때린다면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단일 시즌 20홈런-20도루를 달성할 수 있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거듭난 그의 시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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