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24시간 동안 한반도 관통…강풍·폭우에 강원에선 주민 대피령

신진호, 최종권, 김정석, 김민주, 백경서, 안대훈 2023. 8. 1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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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강풍과 폭우가 쏟아진 지역에선 하천이 범할 것에 대비해 주민이 긴급하게 대피했다.

카눈은 서울과 북한 개성 부근을 지나 평양까지 도달한 뒤 11일 오전 9시쯤 평양 인근 해상에서 태풍으로서의 생을 마감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카눈은 지난 10일 오전 9시20분 거제에 상륙한지 약 24시간 동안 한반도에 머무는 셈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에 이렇게 오래 머문 태풍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자동차가 서행하고 있다. 뉴스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영향으로 전국에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위험으로 16개 시·도에서 주민 1만4153명이 인근 초등학교와 마을회관 등을 긴급 대피했다. 도로 620곳과 둔치 주차장 284곳, 하천 변 598곳이 통제됐다. 21개 국립공원 탐방로 611곳도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전국에서 1명 사망·1명 실종…인명·재산피해


거센 파도로 여객선 102개 항로(154척)와 도선 76개 항로(92척)가 끊겨 섬 주민과 관광객이 불편을 겪었다. 인천과 제주·부산·청주 등 전국 14개 공항에선 항공기 355편이 결항했다. 강풍 여파로 고속열차(KTX·SRT)와 일반열차·전동열차가 운행을 중단했다.

지난 9일부터 10일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강원 고성이 387.0㎜고 가장 많고 경남 양산 350.0㎜, 경북 경주 318.0㎜, 울산 304.5㎜ 등을 기록했다. 강원 고성에선 오후 3시 시간당 88.7㎜, 경남 창원은 시간당 57.9㎜에 달하는 거센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부산에선 오전 7시41분 순간 풍속이 초속 34.9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부산과 김해를 잇는 경전철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10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가 태풍 '카눈'으로 하천 제방이 터져 물에 잠긴 가운데 소방 구조대가 혹시 모를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카툰이 통과한 대구·경북에선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1시10분쯤대구 군위군 효령면 남천에서 A씨(67)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오후 1시45분쯤에는 대구 달성에서 “전통 휠체어를 타고 다던 사람이 도랑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인력을 투입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을 수색 중이다. 경북 경산에선 오전 9시45분쯤 지하차도를 지나던 70대 운전자가 침수로 고립됐다가 출동한 소방에 구조됐다. 경북에서는 도로가 침수하면서 한때 18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하천 범람 위기로 주민 8000여 명이 인근 학교 등으로 몸을 피했다.


창원에선 65㎏ 맨홀 뚜껑 솟구쳐 버스 바닥 뚫어


지난 9일부터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남에선 주민 3039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역류하는 하수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경남 창원 대원동 차도에선 지름 65㎝, 무게가 60㎏에 달하는 맨홀 뚜껑이 폭발하듯 솟구쳐 달리던 버스 바닥을 뚫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맨홀 뚜껑이 관통한 곳은 버스 가운데 부분이어서 승객이 다치지는 않았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10일 오후 강원 고성군 거진 시내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강원 동해안 지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고성군이 오후 5시11분을 기해 현내면 명파리 등 주민에게 방공호 등으로 대피할 것을 통보했다. 오전에는 강릉과 삼척·평창에서도 주민 22명이 경로당·주민센터 등으로 사전 대피했다.

태풍 영향권 벗어난 제주, 항공이 운항 재개


태풍 카눈 영향권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제주는 오후 들어 항공기 운항이 일부 재개하는 등 일상을 되찾았다. 태풍 길목의 왼쪽에 있는 대전·세종·충남에선 도로가 일시 물에 잠긴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인명·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진호·최종권·김정석·김민주·백경서·안대훈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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