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게 안전방패?…서울교통공사의 호신용 지급용품

차민주 2023. 8. 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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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이후 역무원 호신용품 지급을 약속했던 서울교통공사가 A4용지 크기의 안내판을 안전방패로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말 검은색 안내판을 안전 방패 용도로 배급을 완료했다.

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지하철역에 근무하는 직원의 안전을 위해 '안전방패'를 순회 등 업무 시 즉각 활용하도록 지급했다"고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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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안내판으로 사용하고 유사시 방패로


지난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이후 역무원 호신용품 지급을 약속했던 서울교통공사가 A4용지 크기의 안내판을 안전방패로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말 검은색 안내판을 안전 방패 용도로 배급을 완료했다. 지난해 9월 신당역에서 역무원을 살해한 전주환(32) 사건을 계기로 호신용품 지급 논의가 이뤄졌고, 최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170개의 안내판을 지급한 것이다.

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지하철역에 근무하는 직원의 안전을 위해 ‘안전방패’를 순회 등 업무 시 즉각 활용하도록 지급했다”고 홍보했다. 민원실(아이센터)에서 홀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지급됐다. 하지만 방패는 평소 ‘에스컬레이터 공사 중’ 등의 내용을 붙일 수 있는 안내판 겸용이었다.


공사는 내부 직원들에게 “평소에는 안내판으로 사용하다가 외부 공격이 발생하면 호신용 방패로 사용하라”고 안내했다. 안내판의 크기는 가로 23㎝, 세로 32㎝로 A4 종이 크기 정도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두께는 0.5㎝다.

게다가 상시 들고 다닐 수도 없어 유사시 제대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없다. 공사 관계자는 “나가서 방패처럼 사용하라는 건 아니고, 혼자 근무를 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사고가 있으니 그때 사용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 역무원은 “안내판을 안전 방패로 사용하다가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황당해 했다. 안전방패 제작 업체 관계자는 “제품의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흉기를 든 상대방을 만났을 때는 치명적인 한두 번의 공격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공사 측은 호신 기능이 높은 방검복 등 다른 용품도 지급했다고 설명했지만, 직원들은 평상시 근무 중 방검복을 착용하지 않는다. 위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순찰시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방패 등 호신용품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안내판 안쪽에 꺾쇠가 있어서 돌려서 사용하기 불편하고 팔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방패가 실질적인 위험을 막으려면 크기가 지금보다 두 배는 커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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