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인수 후 리딩방서 '매수 추천'…130억 부당이익 취한 4명 기소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외경. 뉴스1

주식을 저가에 사들인 뒤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워 100억원이 넘는 부당 이익을 취한 일당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 채희만)는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 지분을 저가에 인수한 후 주식 리딩방에서 매수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띄워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중 지분을 저가에 인수한 금융 컨설팅 업체 운영자 A(55)씨와 시세조종 역할을 맡은 B(38)씨,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며 매수를 추천한 유튜버 C(28)씨 등 3명은 구속 기소됐다. 또 다른 리딩방 운영자 D(40)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투자조합과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상장사의 주식을 인수한 후 리딩방 회원들에게 “세력이 최대주주 지분 및 경영권 양수도 과정에 개입한다”며 매수를 유도했다.

C씨의 유튜브 구독자는 약 10만명이고 리딩방 회원은 1000명으로, C씨는 리딩방에서 “시장가 매수하면 된다”라거나 “여기 방 물량은 체크해서 사주 측에 얘기하니 걱정 말고 담으라”며 회원들을 부추겨 주가를 띄웠다.

여기에 B씨가 반복해서 단주 매수 주문을 넣으면서 매수세가 유입되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었다.

이들이 주식 리딩방 회원들과 일반 투자자들을 이용해 2개월간 얻은 시세차익은 약 130억원에 달했다. A씨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약 2억원, B씨는 약 13억 5000만원의 추가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리딩방 회원들이 이들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내는 속칭 ‘설거지’를 당했으며 이후에도 추가 매수를 이어가면서 총 15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C씨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접수된 패스트트랙 사건을 수사하던 중 A씨 일당의 존재를 알게 돼 금융감독원과 함께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범죄수익을 추징하고, 페이퍼컴퍼니로 이용된 법인과 그곳에 출자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자료를 통보해 탈세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