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신문' 운운하던 이동관 갑자기 묵언수행, 전략 바꿨나?

신상호 2023. 8. 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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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악의적보도' '법적조치' 날선 반응 보이더니... "청문회서 소명하겠다"며 침묵

[신상호 기자]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지난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앞 오피스텔에서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고 있다.
ⓒ 유성호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된 이동관 후보자는 이후 쏟아진 검증 보도에 대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지명 발표 후 배우자 인사청탁, 아파트 지분 증여, 배우자 주식 재원 증여 등 각종 검증보도들이 쏟아졌고, 이 후보자는 하루에 한번꼴로 입장 혹은 해명자료를 냈다. 검증 보도에 대해선 '유감', '법적 대응', '악의적 보도'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보도 언론사를 압박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검증보도에 한결 같은 반응... '유감', '법적대응', '악의적 보도'

<오마이뉴스>는 이 후보자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8일간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기자단에 배포한 해명 및 입장 자료 8건을 살펴봤다. 이 기간 이 후보자 배우자의 인사청탁 의혹, 배우자 ELS 투자재원 증여,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입, 아파트 지분 쪼개기 증여, 무직 자녀 증여, 5억 배당금 출처, 배우자 ELS 투자재원 증여 등 검증보도가 쏟아졌고, 이 후보자는 모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배우자 인사청탁 의혹에 이 후보자는 "인사청탁 차원의 금품 수수나 편의 제공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고, 재건축 아파트 투기 의혹도 "부부가 노후를 보내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지분 1%를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배우자가 재건축 대의원으로 활동한 것은 "우리가 살 아파트 잘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라고 했고,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선 "세무서에 신고했다"며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명자료에는 검증 보도에 대한 후보자의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8건의 해명자료를 보면, 보도에 대해 '가용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3번, '법적 대응'도 3번이나 됐다. 특히 증여세 탈루 의혹 보도와 관련해선 "악의적으로 보도한 것"이라고 한껏 날을 세웠다. '유감(有感)'이라는 단어도 5번 등장했다. 이중 '강한 유감, 강력한 유감' 등 형용사를 활용한 유감 표명도 3차례에 달했다.

앞뒤 안맞는 해명, 사실관계 틀린 해명으로 빈축

납득하기 어렵거나 사실 관계가 틀린 해명도 있었다. 배우자의 재건축 아파트 대의원 참여와 관련된 해명이 대표적이다. 당시 후보자는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의 지분 1%를 배우자에게 넘겼고, 배우자는 재건축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이와 관련해 '쪼개기 증여'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후보자는 해명 자료를 통해 "주민들끼리 우리가 살 아파트 잘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하여 후보자의 처가 대의원으로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우리가 살 아파트'라던 잠원동 아파트를 지난 2019년 11월 31억9000만원에 팔았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 4개월이 된 시점에 매각한 것으로, 배우자 지분 증여와 대의원 참여가 '실거주' 목적이라던 해명과는 배치되는 지점이다.

이 후보자의 아들 학폭 논란이 불거지던 당시인 지난 6월 해명 자료에는 사실과 틀린 내용을 적기도 했다. 당시 후보자는 해명문을 통해 아들에 대해 "학교 선도위원회가 퇴학 다음 무거운 징계인 전학 조치를 내렸다"고 했다.

그런데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이 하나고로부터 받은 답변을 보면, 2012년에 하나고는 이 특보의 아들 문제를 다루기 위한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배우자 위장전입, 자녀 보험료 대납 의혹 등엔 침묵

한편 이 후보자의 해명자료 릴레이는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MBC가 이 후보자 부부가 세 자녀들의 보험료로 1억 원이 넘는 돈을 대납해줬고, 이는 증여세를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오마이뉴스>도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아파트 매각 잔금을 받기 위해 지난 2019년 겨울 잠원동 아파트에 홀로 전입할 당시, 위장전입이 의심된다고 보도했지만, 이 후보자 측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관련기사: 한겨울 난방없이 버틴 이동관 배우자... 커지는 위장전입 의혹 https://omn.kr/254bi).
 
▲ 질문 받는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인근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검증 보도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던 대응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인사청문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서 보인 이 후보자의 태도도 이런 상황을 방증한다. 

이날 출근길은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들에게 미리 공지됐고,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은 이 후보자를 향해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청문회 때 내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겠다, 근래에 여러 가지 보도가 많이 나오던데 청문회 과정에서 소명하겠다"고만 답하고 사무실로 향했다.

지난 1일 첫 출근길에서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일갈하고,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도 응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번째 출근길은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편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18일로 잠정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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