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내부 보고서, 수년 전 폭염·태풍 등 '경고'

김현정 2023. 8. 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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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개최되기 수년 전 주최 측 내부에서 폭염과 태풍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하는 경고가 나왔는데도 이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

2016년 전북도 요청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수행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2023년 8월 1~12일 2023 세계잼버리 기간 한반도에 폭염이 가장 심하고 태풍과 폭우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철저한 재난 예방 및 대응이 준비 중"이라는 내용을 담았으며, 2018년 보고서 또한 "8월 행사가 36도 폭염과 태풍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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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울창한 숲 조성도 계획했으나 무산"
온열질환자 속출 日사례 알고도 대비 못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개최되기 수년 전 주최 측 내부에서 폭염과 태풍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하는 경고가 나왔는데도 이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적신호를 무시하고 한국은 어쨌든 스카우트 잼버리를 강행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WP는 주최 측의 과거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이미 2016년부터 극한 기상이 예측돼 사전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됐음에도 한국 관계자들이 이에 대비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8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의 모습. 대원들은 전날 잼버리장을 모두 떠났다. [사진출처=연하뉴스]

2016~2018년 주관 정부 기관 등이 작성한 보고서 3건에 따르면 폭염은 태풍, 북한의 군사 도발과 함께 잼버리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꼽혔다.

2016년 전북도 요청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수행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2023년 8월 1~12일 2023 세계잼버리 기간 한반도에 폭염이 가장 심하고 태풍과 폭우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철저한 재난 예방 및 대응이 준비 중"이라는 내용을 담았으며, 2018년 보고서 또한 "8월 행사가 36도 폭염과 태풍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주최 측은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2023년까지 5년 동안 행사장에 '울창한 녹색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지난주 행사가 시작됐을 때 녹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이 때문에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WP는 지적했다. 이어 WP는 "나무를 심으려는 주최 측의 계획은 (갯벌을 매립한) 토양의 고농도 염분 때문에 무산됐고 7월의 폭우로 야영지는 모기가 들끓는 습지로 변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WP는 행사 주최 측이 2015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의 사례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대회는 섭씨 40도, 습도 80%의 열악한 환경에서 열려 참가자 수천 명이 열사병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또 WP는 잼버리 첫날인 1일 한국 정부가 4년 만에 처음으로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는데도, 조직위는 내부 매뉴얼을 무시하고 긴급 지원이나 대피로 이어질 수 있는 폭염 경고 지정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난관리 전문가인 김동훈 씨는 WP에 "한국 정부는 2018년 폭염을 자연재해의 한 유형으로 공식 지정했으나, 당국은 재해 대비 차원의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며 "당국이 여전히 폭염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BBC 방송도 이날 새만금 잼버리가 폭염과 다가오는 태풍, 코로나19 발생, 성범죄 의혹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면서 행사 개최 전부터 많은 참가자를 폭염으로부터 보호할 자연환경이 열악한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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