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태부터 달라진 신형 싼타페, 글로벌 시장 정조준

우수연 2023. 8. 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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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싼타페, 아웃도어 스타일로 변신 승부수
직선 실루엣 강조한 박스형 디자인 채택
테일게이트 열면 오픈테라스…넓은 실내 공간 장점
터보 가솔린·하이브리드 두 종류 파워트레인

"현대차가 싼타페로 아웃도어 스타일을 겨냥했다는 것이 놀랍다. 대단히 영리한 전략이다."(영국 자동차 전문지 기자)

"3열 배치를 기본화한 신형 싼타페는 미국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됐다."(미국 외신 기자)

현대차 신형 싼타페 [사진=현대차]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열린 신형 싼타페 글로벌 프리뷰 행사에서 만난 외신 기자들은 이같이 말했다. 미국, 유럽, 중동 등 전 세계에서 모인 기자들은 신형 5세대 싼타페 실물을 세세하게 살펴보며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대자동차가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를 통해 아웃도어 스타일을 표방했다는 점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국내 취재진의 피드백도 비슷했다. 도심형 SUV의 대명사인 싼타페가 온·오프로드를 넘나드는 이미지로 바뀐 것은 현대차에겐 큰 도전이자 모험이라는 평가다.

도로의 50%가 비포장 도로인 미국 시장을 제대로 겨냥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싼타페(4세대) 판매량은 국내가 2만8000대, 미국이 11만9000대다. 압도적인 판매 차이다. 사실상 미국이 주력 시장이라 얘기다. 기존 미국에서 팔린 싼타페는 3열 옵션이 없었지만 이번 신형부터는 3열을 기본화한다.

현대 '디 올 뉴 싼타페'의 뒷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디 올 뉴 싼타페'의 여유있는 뒷공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디자인에 대한 평가도 지역별로 나뉘었다. 미국에선 현지 맞춤형 디자인이란 평가가 나왔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선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개성있는 디자인이 높게 평가받는다. 독일 언론들도 (유럽인의 관점에선) '크지만 성공적일 것(big but promising)'이라고 얘기했다. 존 롭 현대차 미국 기술연구소장은 "칭찬에 인색한 독일 언론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귀띔했다.

국내에선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다. 단정하고 날렵한 이미지의 4세대 싼타페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은 강인하고 터프한 5세대 싼타페의 변신을 파격으로 받아들였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박시(boxy)하고 당당한 캐릭터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형 싼타페는 기능 중심적 디자인이 적용된 차량"이라며 "도로 위 기능·공간적 측면에서 싼타페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조한 신형 싼타페의 XRT 콘셉트 차량 이미지[사진=현대차]

10일 현대차는 5세대 싼타페 제원과 사양을 글로벌 시장에 공개했다. 이달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는 ▲2.5 가솔린 터보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의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된다. 2.5 가솔린 터보는 최고 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f·m의 힘을 낸다.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의 엔진 성능은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f·m다. 2.5 가솔린 터보의 연비는 11.0km/ℓ이며 하이브리드는 인증이 완료된 후 연비를 공개할 예정이다.

5세대 싼타페의 가장 큰 변화는 박스형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이다. 현대차는 빅데이터에 기반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차박·캠핑 등 소비자들의 아웃도어 활동이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스형 디자인을 채택해 3열까지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테일게이트를 크게 만들어 차양막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테일게이트를 열고 2·3열 좌석을 접어 평평하게 만들면 차량 뒷공간에 오픈형 테라스가 만들어진다. 또한 차량 지붕에도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도록 C필러(차체를 지탱하는 가장 뒷부분 기둥)에 손잡이를 만들었다. 손잡이를 잡은 채로 뒷좌석 발판을 딛고 올라서면 안정적으로 지붕 위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차량 앞·뒤에는 현대차의 일자형 램프가 진화한 'H 라이트'를 장착했다. H라이트를 통해 멀리서도 한눈에 현대차임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전면부엔 에어 셔터(Air Shutter)와 사이드 커튼을 만들어 공기 저항을 줄였다. 공기 저항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박스형 디자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다. 차가 달리면 그릴 아래에 있는 공기구멍이 열고 닫히면서 공기 저항을 낮추고 연비는 높여준다.

현대차 신형 싼타페에 적용된 H라이트[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에 프리미엄급 사양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패밀리카 특성에 맞게 실내 공간을 넓고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우선 콘솔 수납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어봉을 핸들 뒤로 옮겼다. 작은 기둥 모양의 전자식 기어 변속 장치를 적용한 것은 5세대 싼타페가 동급 최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쪽으로 열리는 멀티콘솔을 적용해 앞뒷좌석에서 모두 물건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두 개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고속 무선 충전 기능이나 생활 속 작은 물건을 간편하게 살균할 수 있는 UV-C(자외선) 살균 멀티 트레이도 탑재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 시동을 걸거나 원격제어를 위한 디지털 키를 추가한 것도 싼타페가 동급 최초다.

신형 싼타페 인테리어[사진=현대차]

또한 현대차는 운전자 입장에서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편의사양을 고려했다. 신형 싼타페는 갑자기 앞차가 속도를 줄이거나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스스로 경고를 보낸다. 도로 표지판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지금 달리고 있는 도로의 제한 속도나 추가 정보를 알려준다. 원활한 주차를 돕는 리어 뷰 모니터,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전·후방 주차 거리 경고 등 기능도 추가됐다. 안전 하차 보조 기능은 아이들이 함께 타는 패밀리카엔 필수다. 차에서 내릴 때 뒤에서 다른 차가 접근하면 이를 감지하고 차문을 잠가 탑승객의 안전을 보호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싼타페는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첫 번째 SUV"라며 "아웃도어와 도심을 아우르는 이번 5세대 싼타페의 대담하고 강인한 존재감을 통해 중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타페이=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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