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넘어, 퀴어해 무지개' 인천퀴어축제 열린다

박봉민 2023. 8. 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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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9일 개최... 인천시 입장·지원 여부 등 주목

[박봉민 기자]

 2022년 열린 '제5회 인천퀴어문화축제'
ⓒ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인천퀴어문화축제'가 9월 8일과 9일 양일간 주안과 부평 일대에서 "차별을 넘어, 퀴어해(海) 무지개 인천"을 주제로 개최된다.

9월 8일에는 사전행사로 영화공간 주안에서 '퀴어 영화 상영회'를 갖고 성소수자 인권영화 상영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9일 본 행사는 부평 일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참여 단체들의 부스행사를 진행하고, 오후 2시부터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발언, 밴드, 노래, 춤 공연 등 무대행사를 진행한다. 무대행사 후에는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와 관련해 조직위 측은 "퀴어문화축제는 우리 사회 모든 소수자가 차별과 혐오를 가르며, 저마다 '나'로 살아가는 기쁨을 나누고 서로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며 축하하는 행사이다"라며 "슬로건을 '차별을 넘어, 퀴어해(海) 무지개 인천'으로 정한 것은, 인천시의 인천여성영화제 성소수자 영화 사전 검열과 전국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차별 행정에 맞서,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 혐오를 넘어 넓은 바다를 품고 있는 해양도시 인천의 모습처럼 모든 소수자가 함께 살아가는 평등한 도시 인천을 만들자는 의미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제19회 인천여성영화제 조직위' 등은 "인천시는 2023 인천여성영화제 사업 지원 과정에서 이미 선정된 사업에 대한 사전검열을 시도했고, 퀴어영화를 상영하지 말 것을 종용하는 발언으로 영화제 프로그램에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인천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직접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퀴어축제 측은 "인천시는 올해로 제19회를 맞이한 인천여성영화제를 사전 검열해 퀴어영화 배제를 요구하는 차별행정을 자행했다"며 "인천시는 '퀴어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달라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했지만, 인천에 사는 퀴어 또한 인천 시민이며, 인천 시민이 퀴어로서 존재하는 것은 갈등의 소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천시의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민주주의의 훼손이자 인천 시민의 존엄을 짓밟는 인권 침해 행위이다"라고 힐난하며, "인천여성영화제와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인천시민들은 인천시의 이러한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행정에 맞서 규탄 기자회견, 자발적 1인 시위, 인권위 제소 등을 통해 강력하게 싸우고, 예정대로 퀴어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2022년 열린 '제5회 인천퀴어문화축제'
ⓒ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특히, 최근 지자체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행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퀴어축제측은 "전국의 퀴어문화축제가 장소 선정에 지방 정부와 자치단체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행정으로 매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 축제를 진행한 서울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기독교계 재단에 서울광장을 사용하도록 하고, 대구는 집회신고까지 마친 합법적 행사를 공무원을 동원해 저지하려는 불법을 자행하기도 했다. 춘천은 지자체의 자의적이고 근거 없는 차별적 행정으로 장소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진행됐다. 우리가 축제를 열고자 하는 부평구의 상황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부평구청은 부평구 기독교연합회에, 7월에 부평역 광장에 대한 장소 사용승인을 내줬음에도 광장 사용 신청 현황을 묻는 민원인의 질의에 몇 차례에 걸쳐 거짓으로 답변한 바 있다"며 "그뿐만 아니라 부평구청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부평에서 열지 못하게 하려 한다는 제보도 있다. 부평구청의 이런 행태는 성소수자 혐오에 기반한 차별행정이고, 축제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축제 참가자의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할 부평구청이 협조는커녕 방해나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우리의 이런 우려가 단순히 기우이길 바란다. 부평구청은 혐오 세력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인천시와 혐오 세력과는 다르게 시대의 흐름은 변화하고 있다. 특히 2023년은 성소수자 인권 측면에서 역사적인 해이다"라며 "올해 초 고등법원은 동성 부부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한 건강보험공단의 결정에 '성적 지향을 이유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대한 차별대우'라고 판단하고, 이어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기존 차별들은 국제사회에서 사라져 가고 있고 언젠간 폐지될 것이고, 소수자 권리 보호는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라고 덧붙인 바 있다. 뒤이어 지난 5월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보장할 수 있게 하는 가족 구성권 3법이 발의되기도 했다"며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맺으며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고 인천퀴어문화축제도 그 변화의 물결에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 열린 '제5회 인천퀴어문화축제'
ⓒ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부평구 "안전사고 없도록 최선 다할 것"

이번 축제와 관련해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인천게릴라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인천시와의 협조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번 축제와 관련해 아직까지는 인천시의 어떠한 입장이 없다"며 "작년에는 장소 등의 문제로 시와 마찰이 있었지만 올해는 부평구의 도로에서 진행하고 이미 경찰서에 집회신고도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와 딱히 관련이 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축제가 인천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오는 축제니까 인천시가 당연히 축제 안전이나 원활한 축제 진행을 위해 모든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축제와 관련한 안전대책 등을 묻는 <인천게릴라뉴스>의 취재에 인천시는 "퀴어축제의 경우, 부평구에서 사용신고 수리가 나간 것으로 시에서는 현황 파악만 하고 있을 뿐 전체적 부분은 부평구에서 하고 있다. 시에서 면밀히 지켜보겠지만 직접 (안전대책을) 수립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부평구에서는 "관내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특별한 안전사고 같은 것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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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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