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발차기, 김장 담그기, 롤 파크도 간다…태풍 피한 잼버리
나운채, 신진호, 최종권 2023. 8. 10. 17:38
흰색 태권도 도복을 입고, 검은 띠를 둘렀다. 어색하지만 주먹과 발도 쭉 뻗었다. 충남 천안 백석대에 머무는 스웨덴‧벨기에 등 6개국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은 10일 교내에서 전공 학생 지도 아래 태권도를 경험했다. 스웨덴 대원 팀 오테(14)는 “한국의 무술을 배울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태권도는 이번 잼버리에서 좋은 기억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잼버리 대원들은 활동 무대를 야외에서 실내로 옮겼다. 제6호 태풍 ‘카눈’ 때문이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서울과 인천, 충남 등 8개 시‧도로 흩어진 잼버리 대원을 위해 공연이나 전시회 관람, 첨단산업 현장 견학 등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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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활약하는 ‘롤파크’ 방문도
서울에 있는 잼버리 대원들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등을 찾았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건축 투어를 즐겼다. DDP가 있는 동대문 일대 역사를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또 DDP 내 뷰티‧패션브랜드 체험 공간 ‘B the B(비더비)’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피부 분석, 타투(문신) 프린팅 등을 체험한다.
김치 맛도 제대로 본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 박물관 ‘뮤지엄 김치간’에서다. 이곳에선 김치의 효능과 발효 문화 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국내 리그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소재 e스포츠 경기장 ‘롤파크’도 간다. 롤파크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 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가 활약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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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 가고 국악 공연도 보고
대전에 체류 중인 브라질과 베트남 잼버리 대원 1320여명은 7개 조로 나눠 국립중앙과학관을 둘러본다. 오후에는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시민교향악단과 시립연정국악단·시립무용단의 공연을 본다. 세종시에 머무는 불가리아 대원과 스카우트연맹 관계자들은 숙소인 한국영상대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영상 장비를 견학한다.
충북 단양 구인사에 머무는 일본 대원 등 1580명은 사찰에서 실내 활동을 갖고, 단양의 대표적인 불교 문화인 삼회양놀이 등을 경험한다. 충북 무형문화재에 등재된 삼회양놀이는 종합 예술인 놀이마당 성격이 강한 전승 예술이다. 음성 극동대에서 지내는 칠레 대원들은 학교 연극연기학과 학생들이 준비한 뮤지컬과 난타 공연을 본다.
전북대 실내체육관에선 포르투갈과 말레이시아에서 온 대원들이 갓을 쓰고 한복을 입어보거나 비석 치기 윷놀이 등 한국의 전통 놀이를 즐겼다. 한국농수산대에선 직접 김장김치를 담그는 체험 행사도 진행됐다.
인천시는 토고,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의 대원들이 머무는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영화관을 임시로 운영한다. ‘인천상륙작전’ 등 인천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상영한다. 전북 완주에선 실내 클라이밍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경기 이천에선 대원들이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메모리 반도체 시설을 견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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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케이 팝 콘서트 ‘안전’ 초점
야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운영 여부는 카눈의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다. 특히 11일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잼버리 대회의 대미를 장식할 폐영식과 케이-팝(K-pop) 콘서트가 잇따라 열린다. 행안부는 이날 안전 점검을 진행했고, 당일에도 인파관리 및 안전요원 배치, 진출입로 동선 등을 계속 확인하겠단 계획이다. 전국으로 흩어진 잼버리 대원들을 태운 버스 1400여대가 한데 모이는 만큼 정부는 경기장 주변 도로 교통을 통제하기로 했다. 통제는 행사가 종료되는 오후 11시쯤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운채‧신진호‧최종권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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