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궁평참사·흉기난동…윤희근 청장 진땀 뺀 1년
현 정부의 첫 경찰조직 수장인 윤희근 경찰청장이 10일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돌았다. 경찰 안팎에선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논란, 이태원 참사 책임론 등 각종 현안 수습에 진땀을 뺀 1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청장도 이날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이태원 참사부터 최근 흉기난동까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국민 일상의 평온이 깨졌을 때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봤다”며 “국민이 경찰에 거는 기대와 우리의 역할에 대해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논란의 진통 한 복판에서 취임했다. 윤 청장 취임을 불과 보름 정도 앞두고, 54명의 총경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어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이 침해된다”며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집단 반발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언급하는 등 일촉 즉발의 상황에서, 윤 청장은 당시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조치했다.
취임 후에도 부침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0월 이태원 압사 참사로 159명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으로 윤 청장 등 경찰 10여 명이 관리 소홀에 따라 참사에 원인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재임 직후 윤 청장이 제시했던 ①서민 대상 악성사기 근절 ②마약범죄 근절 등 메시지도 빛이 바랬다. 야당에서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시스템을 갖추려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나”(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며 사퇴 요구가 터져나왔다.
내부 불만은 아들의 학폭 논란으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가 낙마하는 과정에서도 커졌다. 검사 출신이 전국 수사 경찰의 수장에 임명된 데 대한 반발도 있었지만, 정 후보자가 하루 만에 직을 내려놓으면서 부실 검증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7월 청주에서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 당시 경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윤 청장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수사를 이끌던 경찰 전담 수사본부가 지난달 27일 사실상 해체되고, 검찰이 수사주도권을 쥐면서 이에 대한 조직 내부 불만도 제기됐다. 다만 경찰청 내부에서는 “손 쓸 새 없이 계속 일이 터져 윤 청장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부족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은 연이은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에 따른 시민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살해 사건으로 1명이 숨진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서현역 사건으로 1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 윤 청장은 경찰 내부망을 통해 “임기 2년차 정책 키워드를 ‘국민 일상 지키기’로 설정했다”며 “법질서를 더욱 확고히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청장의 임기는 2024년 8월 9일까지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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