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런 직업 목수[장목수 주택이야기]

명정삼 2023. 8. 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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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이 좋은 6가지 이유
-장승현 목수 "장목수 10일만 따라하면 목조주택을 지을 수 있다"
장승현 목수의 현장 모습. 

예수의 직업은 목수였다. 그 아버지 요셉도 목수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일이 무엇일까? 난 목수라고 생각한다. 목수 중에는 형틀 목수, 필름 목수, 무늬목 목수, 인테리어 목수, 한옥 목수 등 다양하다. 

그렇지만 목수란 나무를 만지고 사람이 사는 집을 짓는 목수가 그중에 제일 아닐까?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해가 내리쬐는 한여름 대낮에 밭일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런 날에도 우리 목수들은 지붕 위에 올라가 망치질을 한다. 이보다 더 극한 직업은 없다.

그러나 망치만 들면 신이 난다. 덥고 힘든 줄을 모른다. 맘먹으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일하다 밥때 시간도 모르고 동료 목수들한테 욕먹을 때도 가끔 있다. 집을 짓다 보면 누가 그랬듯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이다.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서 터를 잡고 기초를 잡고 멋진 목조주택을 짓는다는 건 너무나 멋진 일이다.

목수의 손길을 따라 며칠 만에 이렇게 저렇게 집이 생기는 걸 보면 역시 목수는 창조자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들 둘을 낳고 살지만, 내가 지은 목조주택들도 수백 채가 된다.

난 이 집들을 자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고생하고 애착이 가는 놈들이다. 집을 지으면 보통 두 달 동안 뼈가 빠지도록 일을 한다. 그렇게 일을 해서 만든 창조물이 내가 봐도 이쁘고 뿌듯하다. 엊그제 친구가 술을 마시다 말했다. 지리한 장마에 일 없다 요즘 일하니까 전화 목소리가 우렁차고 기분이 좋다고. 사실 이 말처럼 난 일할 때는 신들린 무당처럼 신나게 일한다. 힘든 것도 모른다. 내가 힘들어도 목수 일을 좋아하는 그 이유다.

목조주택이 좋은 6가지 이유

흔히들 목조주택(Wood Frame House)이라고 하면 통나무집(Log House)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북미 즉,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것은 투바이 퍼(2*4, 2*6) 공법인 경량목구조 방식(Light Wood Frame House)으로 지어진 집이다.

목조주택 자재들.

미국에서는 전체 건축물의 90%가 목조주택인데, 미국 서부 개척시대 때부터 짓기 시작했다. 그때 집들이 현재까지 멀쩡하게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이 공법이 얼마나 견고하고 실용적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1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투바이 퍼 공법은 이미 선진국에서 충분히 검증된 안전하고 견고한 공법이다

특히 미국에서 탱크가 강을 건너는 도하작전 할 때 쓰는 게 이 공법이다. 1미터의 눈이 쌓여도 적설하중을 버티는 공법인 것이다. 투바이 공법이란, 일정한 규격에 맞춰 켠 구조재(3.8cm*8.9cm)로 16인치(407cm) 간격으로 기둥을 세우고 단열재를 넣는다. 내부는 석고보드를 붙이고 외부는 OSB 합판과 방습지 타이펙을 붙이고 사이딩으로 마감한다.

적삼목으로 마무리한 쌍둥이 목조주택.

목조주택이 좋은 점 6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적이다.

목조주택은 공사 기간이 짧고 연중 언제나 지을 수 있어 인건비가 절약된다. 철강 슬러시, 폐타이어, 일본 방사능 폐기물인 시멘트로 짓는 것보다 싸고 신속하게 시공할 수 있다.

둘째, 목조주택은 아름답다.

운치 있는 외관과 개성있는 실내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 자연 속에서도 도심 속에서도 어떤 주변 경관과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멋이 있다. 또한 다양한 색상과 소재로 마감할 수 있어 건축주의 취향에 맞춰 지을 수 있다.

셋째, 목조주택은 오래간다.

벽돌집의 수명은 30~40년이다. 그것도 시멘트 집은 그동안 사람이 시멘트 독을 다 몸에 빨아들이고 수명을 다한다. 그런데서 아토피나 피부병이 생기는 것이다. 목조주택은 평균 수명이 100년 이상으로 본다. 보수 유지 등 철저한 관리를 하면 200년도 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넷째, 에너지 절약 효과가 뛰어나다.

돌, 쇠 나무의 열전도율을 보면 나무가 최고로 열전도율이 없다. 겨울에 따스하고, 여름에 시원하다. 보통 단열성을 보면 벽돌집의 7배, 철의 176배나 된다, 단열이 잘 되면서도 습도 조절이 되고 공기가 숨을 쉰다.

다섯째, 목조주택은 쾌적하다.

목재는 스스로 습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모든 창문이 밀폐돼 있어도 공기가 탁하지 않다. 바깥 공기 중 쾌적하고 따스한 기운만 실내에 들여와 마치 숲속에서 숨쉬고 있는 느낌을 준다.

여섯째, 목조주택은 화재에 안전하다.

유리섬유, 석고보드, 타이펙, 슁글 등 모든 자재가 불연재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10여 년 전에 불난 집을 가봤는데 1시간 동안 은근히 탔는데 거실 천장 도배가 멀쩡했다. 중요한 건 화재 시 유독가스가 없어 사람한테 안전하다는 것이다.

대전=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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