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없는 사역…미혹 우려” 유튜버들의 ‘신유·축귀’ 주의보
일부 피해받은 교회도 나타나…전문가들 “분별적 사고 필요”
비전문가들의 검증 되지 않은 ‘신유·축귀’ 활동이 유튜브에서 벌어지고 있어 교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이들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며 교회와 성도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신유와 축귀는 성령으로 병을 고치거나 귀신을 쫓는 사역을 말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유·축귀 유튜버로는 ‘브라더 혁(Brother Hyeok)’ 채널을 운영하는 박○씨가 대표적이다. 박씨는 기도로 환자를 고치거나 귀신 들린 사람들을 치유하는 등의 콘텐츠를 올리며 11만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박씨는 지난 6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목사 안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1월에 주님께서 ‘이제는 교회의 영적 아비가 돼라’고 새로운 메시지를 주셨다”며 “이 물병을 병든 자한테 대면 병이 나을 것인데 하나님께서 제게 기름을 부으셨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댓글은 “할렐루야 너무 감사합니다… 늘 감동받습니다” “박○ 전도자님 영적 사역에 건강은 필수” 등 긍정적인 반응이 달렸다.
하지만 박씨는 신학을 공부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경기도 성남 더크로스처치(박호종 목사) 청년부에 출석했다. 박호종 목사는 1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그의 활동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박씨가 목사 안수를 따로 받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신학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박씨는 중앙대 연영과에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 2019년부터 교회에 나오지 않았고 어느 시점부터 그의 유튜브 채널에 집회 사역 영상들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그를 불러서 상담했더니 그는 아프리카 치유사역자의 집회 중에 목사 안수를 받았기에 자신도 목사라고 주장했다”며 “이 같은 사역은 정상적이지 않으며 동의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민일보는 박씨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메일과 전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들의 활동으로 피해를 받은 교회도 있었다. 최근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이 같은 유튜버의 추종자들이 나타나면서 지역 한인교회가 피해를 봤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주형 미시간 한인교회협의회 회장은 “일부 교인들이 유튜브를 통해 박씨의 활동을 접하고 집회를 비정상적으로 따라다닌다는 내용을 제보받았다”며 “그 교인들이 다른 미시간주 크리스천에게 박씨를 홍보하면서 교회에서 성도들과의 말싸움 등 물의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200여명이 출석하던 교회는 분열됐고 담임 목회자는 지난 6월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한 교회에서 일어난 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유튜브 영상은 쉽게 유포되고 확산하는 게 문제”라며 “성도들이 이 같은 영상에 미혹되지 않도록 각 교회와 목회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활동이 교회의 성서적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이며 교인들은 영상을 무분별하게 수용하지 않고 올바른 성경관과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유튜버들이 사역의 주인공을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개인 자신으로 삼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영상 대부분은 유튜버들이 주인공이기에 치유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여주며 검증이 부재하다. 영상만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탁 교수는 “보통 미국 치유사역자들을 보면 환자들이 병원에서 진단받기 전과 후를 비교함으로써 철저하게 검증 과정을 거친다”며 “이단은 영상 밖에서 치유 검증을 하지 않는데 유튜버들에게 그런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비전문가인 유튜버들이 직접 목사 안수를 진행하거나 잘못된 신앙관을 전하는 사역이 교회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의견도 있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대표회장은 “그들이 스스로 목사가 되고 안수까지 준다는 것은 전통교회에서 있을 수 없는 문제”라며 “그들의 능력 하나만 보고 추종하는 것은 성경에도 주의하라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첨탑 단단히 고정하고 모래주머니·양수기 비치 - 더미션
- “웰컴, 잼버리”… 기도원·수련원 활짝 열고 환대한 한국교회 - 더미션
- 목사·선교사 “국제 소포 대신 찾아달라” 덜컥 응했다간 ‘큰 코’ - 더미션
- 평균 21.8세에 이단 발 들여… 10명 중 4명은 가족 꾐에 수렁으로 - 더미션
- 해외 재난 구호금, 모금 쉬운데 집행이 어렵다는데 왜… - 더미션
- 줄줄이 짐싸는 20대 간사… “선교단체 벽 허물고 교단과 동행을” - 더미션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