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 앞두고 "전쟁준비"…김정은 손끝 향한 지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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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능력 키워야"
1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진행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현 조선반도지역정세를 심도 있게 개괄분석하고 군대의 전쟁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칠 데 대한 강령적 결론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배비된 신형 무장 장비들을 최대의 전투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전 훈련들을 적극 벌리며 항상 동원된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함으로써 군대의 전쟁수행 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선(전방)부대들의 확대변화된 작전 영역과 작전 계획에 따르는 중요군사행동지침을 시달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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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에 견제구
이번 회의는 이달 말 예정된 한ㆍ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중대한 군사적 대책에 관한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고도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바탕으로 조만간 추가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전선 군단을 중심으로 새로 배비된 무기체계를 실전 활용하기 위한 계획에 대한 최종 토의와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ㆍ미 연합훈련 전후로 무인기, 무인 잠수정 등 새로운 양상의 도발 가능성이 있으며, 도발 행태에 따라 이날 수립된 작전 계획의 대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계룡대 짚으며 위협
이날 회의 장면 중 눈길을 끄는 건 김 위원장이 한국 지도 위 수도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주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었다. 특히 매체가 보도한 사진은 김 위원장 뒤로 1950년 6.25 남침을 자행한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사진이 함께 부각되도록 촬영됐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북한은 김 위원장이 한국 지도를 펼쳐 놓고 주한미군 기지인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변을 가리키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 북한 당국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적반하장식 주장을 하며 전쟁 준비, 무장장비 대량 생산을 운운하는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북한은 전쟁 준비와 무력 증강에 나서면 나설수록 보다 강력한 한ㆍ미 확장억제와 압도적 대응에 직면해 안보가 취약해질 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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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열병식도 예고
북한은 또 이날 회의에서 다음달 9일 정권 수립일 75주년 기념일(9.9절)에 맞춰 민간무력열병식을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은 앞서 2021년에도 전략 무기 대신 트랙터와 소방차를 앞세운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
다만 이날 보도처럼 북한이 열병식을 사전에 공식 예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한 한 해에 세 번이나 열병식을 여는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북한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건군절 75주년과 지난달 소위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각각 개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다음달 9.9절 열병식에 대해 "2021년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에서 재래식 무기 중심으로 김정은 중심의 단결과 자력 자강을 강조하는 소규모 열병식 개념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회전문 인사 계속
한편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박수일 대장을 총참모장에서 해임하고 이영길 차수를 후임에 임명하는 군 수뇌부 인사도 단행했다. 박수일은 지난해 말 임명된 지 약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영길은 앞서 2013~2016년, 2018~2019년 두 차례 걸쳐 총참모장을 지낸 적 있어 약 4년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오게 됐다.
이와 관련, 간부들의 충성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해임과 재신임을 반복하는 김정은 특유의 회전문 인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이날 회의에는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해 그가 당 중앙군사위에 복귀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군 서열 1위였지만 지난해 말 해임된 뒤 모습을 감췄다가 이달 초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시찰에서 다시 등장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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