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혁신위, 사실상 '대의원제 폐지' 권고…'올드보이' 용퇴 촉구(종합)

류태민 2023. 8. 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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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선출 "권리당원 70%·국민 여론조사 30%" 제안
3차 혁신안 발표한 혁신위, 출범 51일 만에 활동 종료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0일 3차 혁신안 발표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출범한 지 51일 만이다. 혁신위는 당 대표 선출에서 대의원 투표를 배제하고 공천 시 현역의원 하위 평가자에 대한 감점을 강화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당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혁신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최고 대의기구인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1인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재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대의원 30%·여론조사 25%·일반당원 5%다. 그러나 민주당 권리당원이 100만명, 대의원은 1만6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대의원 표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반영된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번 혁신안 발표는 대의원제를 사실상 폐지하자는 것이라서 파장이 예상된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지지 기반이 없는 지역에서 대의원을 통해 민주당의 확장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었던 게 제도의 기원"이라며 "지금은 그 때에 비해 당원 수가 100배 늘고 전국 기반이 확장되고 어쨌든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큰 정당 중 하나라 더는 그런 제도(현행 대의원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위원은 '사실상 대의원제 폐지가 아니냐'는 질문에 "전대 투표권 행사 문제와 일상적으로 대의 기구로 활동하는 대의 기구가 분리되는 것이지, 하나가 살고 하나가 폐기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또 "선출직 공직자 상대평가 하위자에게도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하위 20%에게 경선 득표의 20% 감산을 적용하는 규정을 하위 10%까지는 40%, 10~20%는 30%, 20~30%는 20%를 감산할 것을 제안했다. 탈당이나 경선 불복자에 대한 감산은 현행 25%에서 50%까지 상향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초저출생·초고령화, 기후 문제 등을 미래 특별의제로 지정하고 전체 국회의원 후보의 20%를 미래 대표성을 갖춘 인물로 구성할 것, 당 사무처 당직자 인원 제한 해제 등도 혁신안에 포함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수 차례 의원직을 역임하시고 의회직과 당직을 두루 맡으시면서 정치발전에 헌신하신 분들 중에서 이제는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 혁신위원은 '불출마 대상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 천정배 전 의원 등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사견을 전제로 "저는 이분들이 용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혁신위는 6가지 '정책 역량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혁신위는 "정당 차원에서 정책 역량을 키우지 못했고, 집권한 뒤 정당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하지 못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거듭되는데도 많은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대안으로 여기지 않는 것도 권한이 있을 때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정책 최고위원' 배정 ▲18개 정부 부처별 '책임국회의원'을 1명씩 두는 '예비내각'(섀도캐비닛) 구성 ▲정책위원회 개편 ▲사무처 당직자의 인원 제한 금지 ▲싱크탱크로서의 민주연구원 역량 강화 ▲정책(공약) 추진경과 국민보고회 연례 개최 등을 제안했다.

이날 발표된 혁신안은 대부분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오는 28~29일 당 워크숍 등에서 채택 여부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혁신위는 이날 3차 혁신안 발표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는 혁신위가 지난 6월 20일 출범한 지 51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혁신안을 발표한 뒤 "혁신위 활동은 오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며 활동 종료를 알렸다. 그는 "혁신위원장으로서 저의 역할을 이 자리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부족한 말로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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