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테 박희준 “도쿄서 이룬 기적 뿌듯, 항저우서 메달색 바꾼다” [AG 기대주⑦]
아시안게임 금메달 목표 “가능성 봤다”
가라테 국가대표 기대주 박희준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가타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어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는 가라테 가타 동메달 결정전까지 진출했지만 아쉽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최종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열악한 저변에서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아시안게임과 도쿄올림픽 성적은 값진 성과로 기억되고 있다.
최근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진 박희준은 운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됐던 순간으로 도쿄올림픽을 꼽았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는 순간에 가장 보람을 느꼈다. 대표적인 예가 올림픽이다. 사실 가라테 선수들은 올림픽을 다 갈 것이라 말하고도 마음속에서는 갈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열악한 환경이었고, 올림픽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 랭킹 포인트를 따기 위해 국제대회를 자비로 출전했다. 지원도 없고 하다 보니 올림픽에 갈 것이라는 가능성이 희박했는데 정말 열심히 해서 기적을 이뤄낸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정말 보람차고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박희준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검도를 배우다 당시 관장님의 권유로 가라테를 시작했다. 그는 “검도를 4~5년 정도 하다가 ‘가라테를 한 번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다. DVD를 사 가지고 와서 보고, 체육관에서 검도를 하면서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라테는 태권도의 ‘겨루기’와 같은 구미테와 ‘품새’에 해당하는 가타로 나뉜다. 박희준은 가타 선수다. 가타는 시연을 하는 종목이다. 가상의 적에게 정해진 연속 동작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고, 힘 있게 연출하는지 심판들이 평가해 승자를 가린다.
박희준은 “강약 조절하는 것들, 내가 주인공이 돼 매트 위에서 표현하는 거에 대해 큰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가라테의 매력에 빠져 운동을 시작했지만 일본 무술이라는 이유로 그간 박희준은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그는 “나는 정작 편견이 없었는데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했다. 심지어 친일파 소리도 들었다. 내가 검도도 했기 때문에 왜 일본 종목들만 하냐는 얘기도 들었다”며 “하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다. 내가 일본이 좋아서 운동 하는 게 아니고 가라테가 좋아서 하는 거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마음에 담아 두진 않는다.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목에 대한 편견과 열악한 지원에 맞선 그는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아무도 그의 메달을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그는 아시안게임을 한 달 앞두고 열린 아시아선수권서 첫 판에 탈락했다.
당시 기억을 회상한 그는 “가타에서는 보통 아시아선수권서 메달을 획득 했던 선수들이 그대로 아시안게임 가서 메달을 딴다. 첫 판에 떨어져 망연자실하고 있었고, 아시안게임은 더욱 긴장이 됐었다”며 “평가 자체가 너무 주관적이다 보니 안 될 줄 알았다. 가능성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 때 일본 코치님이 나를 믿어주셨다”고 말했다.
메달을 획득한 뒤에는 “사실 사람들이 시상대에서 메달 따고 우는 게 잘 이해가 안됐는데 바로 눈물을 쏟았다. 워낙 나가고 싶었고, 바라왔던 무대였기 때문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한 때 은퇴설이 돌기도 했던 그는 오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변함없이 태극마크를 달고 또 한 번의 기적을 꿈꾼다.
박희준은 “지난 아시안게임서 목표로 했던 동메달 따서 기뻤다. 너무 평가 자체가 주관적이고 지금까지 상위권을 차지해 온 선수들이 메달을 다 가져갔기 때문에 저번 동메달도 기적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아시아선수권을 다녀오면서 나도 많이 올라왔고, 상대는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메달 색깔을 바꾸는 게 목표다. 금메달의 가능성도 봤다. 열심히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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