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베켄바워가 롤모델, 뮌헨 동료들과 한국서 경기하는 게 꿈"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몸 상태는 확실히 더 끌어올려야 한다."
독일 프로축구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김민재(27)가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을 앞두고 홈팬들에게 자신을 정식으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뛰며 이탈리아 세리에A를 평정한 김민재는 지난 19일 뮌헨과 5년 계약했다. 이적료는 5000만 유로(약 710억원)로 알려졌다.
그는 9일 독일 스포르트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속팀과 독일 적응 상태부터 입단 직전 한국에서 마친 3주 군사훈련, 새 시즌 목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김민재는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동료들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현재까지 나에 대한 외무 평가가 후한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스스로 자기반성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김민재는 지난 8일 AS모나코(프랑스)전까지 프리 시즌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굳혔다. 1m90㎝의 큰 키에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여 독일에서도 '몬스터(괴물)'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김민재는 "부모님에게 좋은 유전자를 받은 데다 어린 시절 많은 훈련을 한 덕분이다. 마치 영화 '로키'처럼 유소년 선수 때 타이어를 허리에 매고 언덕을 뛰는 훈련을 했다"며 웃었다.
그는 또 "뮌헨에서도 당당하게 '몬스터'로 불리고 싶다. 그에 걸맞도록 투지 넘치고 강한 수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뮌헨 입단 직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대표팀 감독의 반응도 공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뮌헨에서 선수와 감독을 모두 경험했다. 김민재는 "입단이 확정되자 '뮌헨은 멋진 구단'이라고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다"고 소개했다.
김민재는 뮌헨 입단 직전인 지난달 15일까지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3주 군사훈련을 받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의 주역으로 병역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독일 언론과 팬들은 훈련 과정이 얼마나 고됐으며 컨디션에 영향을 미쳤는지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민재는 "프로 생활을 하며 호텔 1인실에서 지내는 게 익숙했다. 그런데 훈련소에선 훈련병 14명이 같은 내무실에서 지낸 것은 큰 변화였다. 무엇보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돌아가며 서는 불침번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보통 한국 남성은 18개월간 군 복무를 한다. 나는 3주 훈련만 받았으면서 군 생활이 어떤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군인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또 "훈련소에서는 선수들이 하는 훈련을 하지 못해서 뮌헨 합류 시점에는 동료들만큼 좋은 몸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빠르게 회복 중이다. 줄어든 근육량을 회복하기 위해 군것질은 줄이고 면(탄수화물)과 육류(단백질) 위주로 많이 섭취하고 있다. 비스킷과 같은 과자는 못 먹는다. 개막 전까지는 예전 폼을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은 김민재는 정상급 수비수를 꿈꾼다. 그는 "분데스리가는 유럽에서 톱 리그로 꼽히기 때문에 나에게는 큰 도전이다. 앞으로 만나게 될 공격수들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누가 나오든 상관없다. 상대 공격수를 괴롭히고 슈팅 기회를 차단해 동료들을 도울 것이다. 이름값에 주눅 들지 않겠다"고 큰소리쳤다.
벌써 롤모델도 정했다. 바로 독일과 뮌헨 축구의 전설인 프란츠 베켄바워(78)다. 1970년대 뮌헨과 서독대표팀의 명수비수(리베로)로 이름을 날리며 1974 서독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 1990 이탈리아월드컵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1990년대엔 뮌헨의 회장을 지냈다. 김민재는 "베켄바워는 존경해온 인물이다. 영상으로 그의 플레이를 보며 롤모델로 삼았다. 닮고 싶은 레전드"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를 한국에 알리겠다는 책임도 생겼다고 했다. 그는 "차범근, 손흥민, 황희찬 등 앞서 분데스리가를 누빈 한국 선수들이 많다. 지금도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있다. 한국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는 리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뮌헨 동료들과 한국에서 프리 시즌 경기를 뛰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 시즌 유럽 제패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김민재는 "뮌헨 선수라면 (리그 우승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려야 할 의무가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고,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겠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며 정상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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