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류 오타니, 메이저리그 최초 10승-40홈런 달성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 10승-4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앤젤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 동안 97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무자책점) 호투하고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미 타자로서 40홈런을 때려낸 오타니는 투수로서도 10승을 챙기면서 메이저리그 최초로 10승-40홈런 클럽 가입자가 됐다. 이는 1900년대 초반 ‘원조 이도류’라고 알려진 고(故) 베이브 루스를 비롯해 빅리그 역사상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또, 2년 연속 10승-10홈런을 기록한 선수도 오타니가 유일하다.
2018년 미국 진출 후 꾸준히 이도류로 뛰고 있는 오타니는 2021년 9승과 46홈런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MVP가 됐다. 이어 지난해에도 15승과 34홈런을 작성하면서 오타니 신드롬을 일으켰다. 올 시즌에도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마운드에선 22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7로 호투 중이고, 타석에선 114경기 타율 0.306 40홈런 83타점 89득점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오타니는 2번 타순에서 볼넷 2개를 얻어냈다. 메이저리그는 아직 50경기 정도를 남겨놓고 있지만, 현지에선 이미 오타니의 아메리칸 MVP 수상을 기정사실처럼 전망하고 있다.
1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긴 오타니는 2회 선제점을 내줬다. 1사 1, 2루에서 나온 수비 실수가 아쉬웠다. 포수 맷 타이스의 2루 견제구가 주자 마이클 콘포르토의 헬멧을 맞은 뒤 우익수 방면으로 굴절돼 1사 2, 3루가 됐다. 이어 브랜든 크로포드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1실점(비자책점)했다.
그러나 이후 투구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3회부터 6회까지 실점 없이 이닝을 책임졌다. 0-1로 끌려가던 에인절스는 6회 브랜든 드루리의 1타점 좌전 적시타와 마이크 무스타카스의 우월 3점홈런을 앞세워 전세를 4-1로 뒤집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오타니는 마운드를 호세 소리아노에게 넘겨줬고, 소라아노와 맷 무어, 카를로스 에스테베스가 남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켜 오타니에게 10승을 선물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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