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WC 여전한 '앙금'...마테라치 "안정환, 월드컵 후 좋은 기억 아냐"→칸나바로 "만약 한국전 뛰었다면" [현장메모]

(엑스포츠뉴스 여의도, 김정현 기자) 이탈리아엔 충격을, 한국엔 4강 신화의 서막을 알린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 

여전히 이탈리아에선 오심이라고 주장하는 당시 경기에 이탈리아 레전드들도 동조하듯 당시 기억을 언급했다.

호나우지뉴, 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가 10일 오전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 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세 선수는 라싱시티그룹의 초청으로 지난 8일과 9일 방한했다. 방한이 예정돼 있던 줄리우 세자르는 개인 사정으로 입국하지 못했다.

호나우지뉴는 현역 시절 ‘외계인’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화려한 개인기로 그라운드를 수놓았던 호나우지뉴는 브라질 대표팀 소속으로 2002 한일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으며 2005년 발롱도르, 2004년과 2005년에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칸나바로와 마테라치는 2006 독일 월드컵 이탈리아의 우승을 합작했다. 칸나바로는 특히 월드컵 우승을 이끈 공로로 2006년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마테라치는 2009/10시즌 인터 밀란의 트레블(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칸나바로와 마테라치 모두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칸나바로는 조별리그 3경기에 알레산드로 네스타와 주전 센터백으로 나섰다. 그는 당시 1차전 에콰도르, 3차전 멕시코전에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 징계로 한국과의 16강전에 나서지 못했다. 결과는 모두가 알 듯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마테라치도 당시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2001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1년 만에 월드컵 멤버로 합류했다. 그는 백업 멤버로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만 선발 출전했고, 나머지 경기는 벤치를 지켰다. 그는 벤치에서 자국 이탈리아의 탈락을 맛봤다. 

이들은 한국에 온 소감을 물을 때부터 당시의 기억을 꺼내 들었다. 마테라치는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첫 기억은 좋지 않았지만, 호나우지뉴는 아마 좋았을 것 같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앞서 "환상적인 기억이 있는 곳"이라고 말한 호나우지뉴는 당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한국 축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을 때 칸나바로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당시 월드컵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라고 먼저 언급한 뒤 한국 축구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 했다. 

칸나바로는 상대해 본 한국 선수 중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는지 묻는 질문엔 "난 한국전 때 벤치에 있었다. 그래서 기억나지 않는다"라며 짓궂게 대답을 피하기도 했다. 

당시 안정환과 페루자(이탈리아) 동료기도 했던 마테라치는 그에 대해선 "안정환은 어리지만 좋은 선수였다. 월드컵 이후로는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진=박지영 기자,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