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수도권 위기설…'가짜뉴스' 일축했지만 여진

정계성 2023. 8. 10. 14: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겹악재에도 국민의힘 지지율 답보
"총선 땐 더 어려워진다" 당 안팎 우려
지방선거·공직 대거 이탈로 '인재 공백'
강서구청장 무공천 고심? 위기론 부채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김은경 혁신위 설화 등 더불어민주당의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압도적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수도권 각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와 싸울만한 인물도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위기설'의 시작은 신평 변호사의 말이었다. 신 변호사는 지난 3일 K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자체 여론조사라며 "수도권에서 여당이 전멸한다는 결과"라고 밝혀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조사를 돌린 사실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고, 신 변호사도 "전적으로 내 불찰"이라고 말하면서 일단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당 자체 여론조사 여부를 떠나 '수도권 위기설' 자체는 사실에 가깝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10일 YTN라디오에 출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수도권 위기는 맞다"며 "(복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못 넘고 있는데 그러면 수도권은 굉장히 어렵다. (총선 국면에서는) 아마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0%, 국민의힘은 37.6%로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지역별로 보면 서울(민주당 43.4%, 국민의힘 35.9%)과 인천·경기(민주당 40.6%, 국민의힘 32.9%) 등 수도권에서는 격차가 벌어지며 민주당의 우위가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하면 된다.

문제는 이 같은 결과가 이 대표 사법리스크 재점화, 돈봉투 살포 혐의 윤관석 의원 구속, 김은경 혁신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 등 민주당의 겹악재 속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은 가장 어려운 상황이고 우리 당은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상황인데 지지율이 비슷하다"며 "총선에 가면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고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승리와 임명직 공직 진출로 현재 국민의힘은 수도권 각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총선 자원들이 부족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신상진·이상일·주광덕·이성헌 전 의원 등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지자체장에 당선돼 총선 출마가 불가능 하고, 이학재 전 의원은 현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수도권의) 대부분 의원들이 민주당이다 보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 그들과 대항해 싸우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국민의힘) 인물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전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BBS라디오에서 "내일 당장 총선을 하면 우리가 이긴다는 이야기를 하기는 절대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도권 위기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무공천'을 고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기설을 인정하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소속 공직자의 귀책 사유로 재·보궐 시 무공천할 수 있다는 당규를 이유로 들지만, 실은 패배의 후폭풍을 우려해 회피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수도권 위기가 아니라면 복잡하게 말할 것 없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 내고 성적을 받아보면 될 것 아니냐"며 "안내는 건 그냥 질까봐 안내는 것 밖에 안 된다. 선거까지 몇 달 안 남았는데 안 어려운척하는 건 그냥 무책임한 시간 끌기"라고 꼬집었다.

서울 지역 국민의힘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대선 연합군 복원, 민생·정책 중심 전환 및 홍보 강화, 참신한 인재 수혈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임을 인식하고 절박함을 갖는 것"이라며 "위기를 인식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효과적인 처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