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영역·계획 확대"…김정은, '서울 핵공격' 엄포

한미 향한 자의적인
선제 핵사용 의지 재확인
남측 일대 지도 펼쳐 놓고
수도권·계룡대 부근 콕 집어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국방 분야 회의를 개최하며 "인민군 전선부대들의 확대변화된 작전 영역과 작전 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 지침을 시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당 회의를 주재하며 남측 군 수뇌부가 위치한 수도권과 계룡대 일대를 손으로 직접 가리킨 만큼, 지난해 법으로 못 박은 '자의적 판단에 따른 선제 핵공격' 관련 실전훈련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 주재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는 당 중앙군사위 위원들이 참가했고 △인민군 군종사령관들 △전선군단 및 중요임무담당부대 지휘관들 △당 중앙위 해당 부서 간부들이 방청자로 함께했다.

통신은 해당 회의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정세 악화의 주범들의 군사적 준동을 분석하고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했다"며 "유사시 적들의 공격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동시다발적인 군사적 공세를 취하기 위한 확고한 전쟁준비 태세를 갖출 데 대한 문제들이 중요의제로 토의됐다"고 밝혔다.

특히 "유사시 군사 전략·전술적 및 군사력의 확고한 우세로 적을 압도적으로 제압·소멸하기 위한 강화된 전선 작전집단 편성안과 작전 임무들을 심의했다"며 "전선 부대들의 작전수행 능력의 다각화를 실현하고 보다 구체화된 작전계획을 수립함에 관한 군사적 대책들이 진지하게 연구토의됐다"고 전했다.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과 함께 △작전수행 능력의 다각화 △구체화된 작전계획 등을 언급한 만큼, 한미를 겨냥한 핵미사일 활용 방안을 보완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이 수도권과 계룡대 일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무언가 지시하는 듯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 주재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지난해 9월 북한이 핵 독트린을 법제화한 이후 진행해 온 각종 훈련과 마찬가지로, △적의 주요 군사 지휘시설 타격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비행장들 무력화 △적의 주요 항구 타격 등을 염두에 두고 작전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하고 전쟁 발생 시 적의 각이한 형태의 공격행동을 일제히 소멸하기 위한 당 중앙의 군사 전략적 기도 실현"을 언급하며, 전쟁 발발로 판단되는 즉시 대량의 핵미사일을 남쪽에 쏟아부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무장 장비 생산능력 조성과 생산 계획 목표를 제시"하고 나섰다.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올해 군사 분야 목표로 제시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두)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실제로 그는 "전쟁억제력 사명 수행의 위력한 타격 수단들을 더 많이 확대 보유하는 것과 함께 부대들에 기동적으로 실전 배비하는 사업을 계속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군수공업 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현대화되어 가는 군의 작전 수요에 맞게 각종 무장 장비들의 대량생산 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 주재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이번 회의에선 군 수뇌부 인사 조치와 함께 내달 '건국절(9월 9일)' 기념 열병식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통신은 "박수일 대장을 총참모장직에서 해임하고 리영길 차수를 새로 임명했다"며 "주요직제 지휘성원들을 해임 및 조동(행정 조치로 직장을 옮김)하고 새로 임명할 데 대한 조직문제가 취급됐다"고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총참모장은 우리 합참의장 격"이라며 "잔뼈가 굵은 리영길을 재등용했다"고 평가했다. 리영길이 총참모장·국방상 등 군 주요보직을 두루 거친 만큼, 작전계획 구체화에 적합한 인물로 판단했을 거란 관측이다.

통신은 "공화국 창건 75돌 경축 민간무력 열병식 준비를 잘할 데 대한 문제를 비롯해 공화국 무력 앞에 나서는 일련의 중요과업들이 토의됐다"고도 했다.

한국이 북한 공습을 가정한 대대적 민방위 훈련을 실시키로 한 만큼, 북한도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해 맞대응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1년 건국절 73주년 기념을 위해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열병식은 핵미사일 등 각종 무기체계 과시보다 예비군·민방위 중심으로 이뤄지며 "내부결속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이 지난 2021년 건국절 73주년(9월9일) 당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개최하는 모습(자료사진) ⓒ노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