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비상대기…또다시 재난 관리 시험대 오른 尹
홍수예보·수해 방지 시뮬레이션 올해 말 구축
잼버리 안전관리도 총력…韓총리 회의 주재
윤석열 대통령이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에 대비하기 위해 태풍 경로 및 폭우·강풍 등을 보고받고 지시하기 위해 비상대기 중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강한 태풍과 관련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윤 대통령이 지시한 재난 관리 대책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태풍 대비와 관련해 정부 부처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등 비상대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새벽에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 때와는 상황과 양상이 다른 만큼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철야를 하지는 않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 등에 야간에도 수시로 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태풍 카눈은 한반도를 종단하는 예보에서 다소 서편향하는 예보로 경로가 바뀐 상태다. 카눈은 이날 정오쯤 경남 서부를 지나, 오후 3시~6시쯤 충북을 관통하고, 오후 9시쯤 서울 동남동쪽 40㎞ 부근까지 접근했다가 남한을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에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태풍 상황과 관련해 재난관리 관련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의 거듭된 지시와 질타에도 피해 최소화하지 못했다는 비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집중호우 이후 일상화된 이상기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며 총 네 차례에 걸쳐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인명 피해 최소화 시스템을 주문했다.
지난해 8과 올해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 업무보고, 지난 6월 국무회의 때도 치수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을 활용한 홍수 예·경보체계를 갖춘 인공지능(AI) 홍수 예보 시스템, 구축과 물 재해 방지 인프라 확충의 조속한 구축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지난달 집중호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윤 대통령은 같은 달 18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재차 "호우 정보와 밀물, 썰물 주기를 연동시켜 다량의 빗물이 유입될 때 국토 전역 물길의 수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고, 이는 작년 홍수 때부터 강조한 것"이라고 질타하며, 정부와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지난해 지시에 따라 기상청, 정부 부처, 민간 전문가가 협업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데이터베이스 작업 등 시뮬레이션 시스템 등을 올해 안에 완성해 내년 호우·태풍 때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번 태풍 때는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부처는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대비하고 있다. 태풍의 한반도 진입 전부터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환경부·기상청·경찰청·소방청 등 관계부처의 보고를 받던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태풍이 제주 동남동쪽 해상을 통해 한반도로 올라오고 있다는 예보와 관련해 중대본의 대비 상황을 보고 받고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번 태풍이 이례적으로 한반도를 직접 관통, 느리게 이동하는 만큼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 자연의 위력을 모두 막아낼 수는 없지만, 위험지역에 대한 철저한 통제, 선제적 대피 그리고 재난관리 당국 간 긴밀한 협조가 있다면 소중한 인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 총동원을 지시했다.
기상청도 정부 부처의 유기적 대응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상청은 지난 4일 데이터기반생성 활성화 데이터 통합 제공 근거 규정 명확화 등을 담은 '기상청 데이터 관리 및 제공 규정' 전부개정 훈령안을 행정 예고한 바 있다. 기상청과 정부 부처가 적시에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실시간으로 기상 상황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적극 협력해 전국적인 피해를 막는 동시에 11일 저녁 폐막식을 앞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 기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주재한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를 통해 "태풍 카눈이 오늘 아침 남해안에 상륙한 후에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며 "필요하면 재난안전법에 따른 대피 명령과 강제 대피 조치 발동도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잼버리 K-팝 콘서트에 대해서도 "대회 기간 중 가장 많은 대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겠다"며 "숙소와 행사장 간 이동, 행사장 입장과 퇴장, 행사 준비 및 공연 진행 중 안전 관리 등 모든 과정에서 질서와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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