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검-트위터, 트럼프 계정 데이터 압수수색 놓고 비공개 소송전"

정현진 2023. 8. 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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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특검, 압수수색 영장 받아 트위터에 요구
트위터 "트럼프에 비공개해라" 명령 반발
법원은 트위터에 4억 이상 지연 벌금 때려

미국 특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데이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며 해당 문제로 트위터와 비공개 소송전까지 치렀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의회난입 사태와 관련한 정보가 담긴 트위터 계정 데이터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 특검이 확보한 데이터를 둘러싸고 향후 치열한 소송전이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워싱턴DC의 순회 항소법원이 트위터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데이터 압수수색 영장에 따른 정보공개를 지연시킨 이유로 받은 벌금 35만달러(약 4억6000만원)을 납부해야한다는 내용의 판결문이 공개됐다. 해당 판결은 지난달 18일 비공개로 내려졌으며 이날 전체 내용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해당 판결이 나온 배경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판결문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 관련 데이터와 기록을 압수 수색을 하겠다며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곧바로 법원에서 영장을 확보했고 동시에 영장 자체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비공개 명령까지 받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특검이 1·6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신수단을 직접 수색하는 첫 번째 공개 사례"라고 설명했다.

영장은 확보했지만, 특검은 곧바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검은 이 영장을 트위터에 제시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영장 자체를 이행할 수는 있으나 비공개 명령은 따르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데이터는 전달하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영장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해당 명령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트위터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지난 2월7일 미 워싱턴DC 지방법원의 베릴 하웰 판사는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하웰 판사는 압수수색 영장에 수사 내용이 포함돼 있는 만큼 비공개 명령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에 트위터는 결국 같은 달 9일 특검 측에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 관련 데이터를 넘겼다. 특검이 수사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다만 특검과 트위터의 소송전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트위터가 판결 이후 영장 이행 기한을 사흘 넘긴 것을 두고도 미 법무부에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3월 하웰 판사도 영장을 제시했음에도 트위터가 데이터를 늦게 제공한 점 등이 사법부를 모독한 것으로 보고 법무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트위터에 35만달러의 벌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트위터는 또다시 이러한 하웰 판사의 판결을 두고 시비를 가려야 한다며 지난 5월 항소했다. 두 달 뒤인 지난 7월 18일 항소법원은 만장일치로 트위터에 벌금을 부여한 하웰 판사의 판결을 지지하며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로 트위터는 35만달러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트위터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검은 지난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번 기소장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 18개에 대한 언급됐는데 트위터와의 소송전을 통해 얻은 데이터가 증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소 내용이 대선 결과 전복 시도와 미국인에 대한 사기 혐의가 적용돼 민주주의의 근본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인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로 한층 심각한 정치적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 판결문이 공개된 직후 자신이 만든 SNS 트루스소셜에 "방금 정직하지 않은 조 바이든의 법무부가 비밀리에 내 트위터 계정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는 내 시민권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요소에 대해 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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