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군대 면제" 성일종 의원님, 그때도 아미는 화났죠
[이성윤 기자]
▲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에서 열리는 2023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이 주최측의 준비소홀과 태풍 ‘카눈’의 북상 등으로 인해 8일 야영지에서 전면 철수하는 가운데, 스위스 스카우트 대표단이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글로벌센터에 마련된 숙소에 도착하고 있다. |
ⓒ 권우성 |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자신의 SNS에 잼버리 K팝 콘서트에 BTS가 공연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지원해달라고 쓴 글이 계속 논란이다. 글이 올라온 이후 BTS 팬클럽 아미는 "국가 행사에 BTS가 왜 나서야 하냐"면서 잇따라 비판을 제기했다. 군인 신분인 BTS 멤버 진과 제이홉이 국가 행사를 위해 마치 차출되는 것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비판이 거세자 성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아미가 오해하는 것 같다"라면서 "BTS 병역 면제 법안을 낸 의원이 바로 저"라고 해명했다.
그때도 아미는 뿔났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말대로 그는 BTS 병역 면제 법안을 냈다. 그러나 그 법안 때문에 온 국민이 논란에 휩싸였다.
작년 4월 9일 BTS 소속사 하이브는 "병역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이례적으로 국회에 요청했다. 오래전부터 입대 의사를 밝힌 BTS 멤버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회가 대중문화예술인을 병역 특례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BTS의 향후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당시 법안이 통과될 경우 BTS는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 통과가 되지 않는다면 멤버들의 입대는 불가피했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채 국회의 계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BTS의 장기 계획을 세우지 못하게 되자 소속사가 이례적으로 국회에 요청한 것이었다. 하이브의 요청은 마치 BTS의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가만있는 BTS를 국회가 정치화한 것이었다.
BTS의 군대 면제는 곧장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졌다. 기준이 명확한 운동선수의 병역 특례에 대해서도 폐지 주장이 나오는 마당에 불분명한 기준으로 대중문화예술인에게 병역 특례를 주려고 하자 20대 남성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남성들의 분노가 BTS를 향하자 당시 아미들은 BTS를 정치화하지 말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BTS도, 아미도, 소속사도, 국민도 그 누구도 요구하지 않은 법안을 괜히 국회가 나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애먼 BTS만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 8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 새만금 잼버리의 K-팝 공연이 오는 11일 오후 7시 이곳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폐영식도 같은 곳에서 공연에 앞서 진행된다. |
ⓒ 연합뉴스 |
군인은 국가의 도구인가
군인은 국가의 안보를 위해 종사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막상 군인이 되면 문득 '나라를 지키러 온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잼버리 K팝 콘서트 지원 같은 대민 지원이 대표적이다.
농번기가 되면 군대에서 농사를 도우러 대민 지원에 나선다. 농번기에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니 도우면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군인이 해야 할 일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그 외에도 대민 지원이라는 이름 하에 수많은 대민 봉사가 군대에서 진행된다. 지역 축제에 군인이 동원되고, 지역 종교 시설에도 일손을 도우러 군인이 동원되기도 한다.
무사히 일을 돕고 마치면 다행이지만 종종 사고도 일어난다. 이번 집중호우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사망한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색 당시 고 채 상병은 로프나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받지 못했다.
▲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
ⓒ 성일종 의원 SNS 갈무리 |
잼버리 K팝 콘서트도 마찬가지다. 국가 행사이긴 하나 엄연한 민간 행사다. 그런 곳에 군인의 지원이 과연 필요하며, 그것이 군인의 역할일까? 게다가 BTS 멤버 진과 제이홉은 신병교육대의 조교를 맡고 있다. 군악대라면 또 모를까 본인들의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농번기부터 콘서트 지원, 위급한 순간까지 도대체 군인이 지원해야 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논란 속에 BTS는 결국 잼버리 K팝 콘서트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이번에도 본인의 성과가 날아가 혹시나 아쉬워 할 성일종 의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BTS 정쟁화 좀 그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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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성윤씨는 전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로, '정치권 세대교체'와 청년의 목소리가 의회에 좀 더 반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2016년 12월 청년정당 미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만 23살의 나이로 1기 공동대표를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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