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김소율, 프랑스 유도 엘리트 격파할까?
[김종수 기자]
▲ 김소율이 수리스 만프레디한테 그라운드 상위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다. |
ⓒ ONE Championship 제공 |
'ONE Friday Fights'는 원챔피언십이 올해 1월 태국에 런칭한 브랜드다. 룸피니 경기장을 상징하는 무에타이를 중심으로 킥복싱, 종합격투기를 곁들이는 대회를 금요일에 선보이고 있다. 김소율은 지난 3월 'ONE Friday Fights 7'에서 K-1 -52㎏ 타이틀 도전자 출신 수리스 만프레디(35·프랑스)를 꺾은 기세를 몰아 그랑장까지 꺾고 연승을 달리겠다는 각오다.
익히 잘 알려진대로 김소율은 킥복서 출신이다. 국내 최대 입식격투기 단체 '맥스 FC'에서 활약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예쁘장한 얼굴과 달리 시종일관 전진스탭을 밟으며 난타전도 불사하는 파이팅 스타일이 많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소 늦게 격투기를 시작했던 탓에 또래들보다 기본기나 다양한 테크닉이 부족했지만 이를 투지와 근성으로 극복했다.
이런 김소율의 패턴은 금세 파악되었고 그녀와 상대하는 선수들은 스텝을 살려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약점을 노렸다. 하지만 정작 시합이 시작되면 마지막에 웃는 쪽은 김소율이었다. 라이벌 박성희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판정패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이겼다.
빠르고 노련한 상대를 만나면 처음에는 밀리는 듯 하다가도 결국에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늪으로 끌고들어가 진흙탕 싸움을 만들어버렸다. '불도저'라는 별명도 그로인해 붙게됐다. 본인은 민망하다며 손사레를 치고있지만 '보급형 박신혜'로 불리기도 했다. 2016~2018년까지 부지런히 경기를 가지며 6승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김소율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승부근성이 높은 선수답게 종합격투기라는 또다른 세계를 올려다봤다. 입식격투기 출신이 MMA에 도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한걸음씩 밟아나갔다. 인상적인 것은 2019년말부터 2021년말까지의 행보다. 해당기간동안 그녀는 입식, 종합 어떤 경기도 가지지 않고 2년간 주짓수 대회만 참가했다.
부족한 스킬 보강에 전념
자신의 약점이 그라운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지라 서두르지 않고 부족한 스킬 보강에 전념했던 것이다. 킥복서 출신임에도 그래플링 실력이 부쩍 늘어난 이유다. 현재의 김소율은 장점인 타격에 더해 주짓수를 바탕으로한 그라운드 싸움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워낙 기술을 흡수하는 능력이 좋은지라 경기를 치를수록 기량이 늘고있다는 분석이다.
직전 경기에서 김소율에게 덜미를 잡힌 만프레디는 결코 약한 상대가 아니었다. 만프레디는 2020 라아투하아에(미얀마복싱) 세계선수권 –53.5㎏ 챔피언 출신이다. 종합격투기 랭킹 시스템 '파이트 매트릭스'는 월드클래스 킥복서 만프레디에게 1라운드 4분 12초만에 승리한 김소율을 여자 아톰급 세계 12위로 평가했다.
원챔피언십 진출에 앞서 김소율은 다양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7년 마카오 JUST Challenge 및 2022년 일본 '슈토(Shooto)'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것을 비롯 2년간의 주짓수 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치른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더블지' 아톰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원챔피언십이 격투기 유망주 발굴을 위해 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ONE Warrior Series'에서는 3승 1패의 성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는 결코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인 그랑장의 상승세 또한 김소율 못지않기 때문이다. 그랑장은 지난해 10월 치렀던 자신의 원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국제종합격투기연맹(IMMAF)-세계종합격투기협회(WMMAA) 17세 이하 통합선수권 여자 아톰급 우승자 리 비빈스(21·미국)를 1라운드 4분 1초 만에 제압했다.
재미있는 것은 승리한 직전 경기에서의 승리 내용이다. 그랑장은 유도선수 출신임에도 비빈스를 펀치에 의한 TKO로 때려눕혔다. 반면 김소율은 킥복서 출신이라는 점이 무색하게 만프레디를 기요틴 초크로 잡아냈다. 타격으로 충격을 줘서 그로기 상태로 빠트린 후 서브미션 공격으로 마무리지었다.
양 선수는 자신의 주력 베이스가 확실한 상태에서 다른 쪽으로도 만만치 않은지라 승부를 예측하기가 더욱 힘들다는 평가다. 순수한 타격전으로는 김소율이, 그래플링 공방전에서는 그랑장이 더 강할 듯 싶지만 의외로 자신이 잘한다는 영역에서 허를 찔릴 공산도 무시할 수 없다. 일취월장하는 김소율이 엘리트 유도가 출신을 누르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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