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넘어 중소기업까지…청라 찾은 금감원장

인천시·하나금융과 MOU
중소기업의 유럽 ESG규제 대응 지원

여러 금융사를 연달아 방문하며 '상생금융'을 강조하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에는 인천 청라국제도시를 찾았다. 지방자치단체와 금융지주사와 손잡고 중소기업의 수출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10일 인천 청라 하나금융그룹 글로벌캠퍼스에서 인천광역시,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 원장도 직접 참여해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인천 소재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났다. 올해 상반기 들어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등을 두루 방문하며 상생금융을 강조한 데 이어 중소기업 수출까지 장려하고 지원하는 '광폭 행보'다.

유럽연합(EU)이 일정 규모 이상 기업들이 공급망 전체에 걸쳐 환경 및 인권 관련 실사 의무를 부여하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수출중소기업들이 관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과 지자체가 협력해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최초 사례다.

금감원은 인천시,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EU 대기업에 직접 납품하거나 해당 규제 적용 대상 대기업과 협력하는 국내 수출중소기업에 ESG경영을 여러 방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시가 지원 대상 기업을 선발하면 금감원과 하나금융그룹이 ESG 경영 관련 진단, 평가, 솔루션 제안 등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환경, 인권 분야에 대해 EU의 공급망 실사 지침안에 맞춰 탄소배출량 측정, 노동자 권리 보호 등을 진단하고 법률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향후 금감원은 금융권에서 실시 중인 중소기업 ESG 컨설팅 등을 체계화해 다양한 지역의 수출중소기업 ESG 경영 강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이번 업무협약이 중소기업들의 공급망 실사 대응 역량을 높일 뿐만 아니라 ESG 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금융권과 기업들이 ESG 규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