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약한 마음으로부터 오는 고통… 밤 통증을 이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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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을 하는 사람들, 특히 성공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다른 암 환자에게 신앙을 가지길 권하곤 합니다.
회진을 돌다 보면 환자들은 낮보다 밤에 더 아프다고 호소하곤 합니다.
'오늘 밤에는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내일 아침에 내가 살아있을까?' '이렇게 아프면 죽는다던데, 괜찮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환자들에게는 진통제보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일이 더 필요합니다.
환자에게 밤에 필요한 건 사실 진통제라기보다는 의사가 환자를 한 번 더 챙겨주는 마음과 관심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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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에게는 살아 있는 것도 두려움이고, 다가오는 죽음도 두려움입니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고통을 겪거나 더 고통스러울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눈 뜨는 것이 두려워집니다. 그러면서도 ‘당장 오늘 밤은 넘길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환자들은 한발 한발 다가오는 죽음 앞에 외롭게 혼자 서 있습니다. 죽음은 곧 고통이란 생각에서 벗어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2호실 환자 진통제 좀 놔주세요.”
보호자들은 저녁때만 되면 간호사실을 들락거리느라 바빠집니다. 환자는 보호자를 조르고, 보호자는 간호사를 조르지요. 진통제를 미리 맞아야 아프지 않을 것 같고, 그래야 혼자 맞는 밤이 두렵지 않을 것 같은 겁니다.
“선생님, 밤만 되면 더 아파요. 잠도 못 자고 아파서 죽는 줄 알았어요.”
회진을 돌다 보면 환자들은 낮보다 밤에 더 아프다고 호소하곤 합니다. 원래 밤이 되면 상대적으로 저기압이 형성돼 더욱 아파지는 법입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밤에 더 눈물이 나고 외로운 사람도 밤에 더 외로운 것처럼, 밤에는 모든 관심이 자기 자신에게 쏠립니다. 적막하고 캄캄한 곳에 있으면 자기 자신 말고는 들여다볼 것이 없습니다.
밤이 되면 더 아프다는 환자 중 열에 아홉은 공포를 느낍니다. ‘오늘 밤에는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내일 아침에 내가 살아있을까?’ ‘이렇게 아프면 죽는다던데, 괜찮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환자들에게는 진통제보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일이 더 필요합니다.
진통제는 아플 때 맞으면 절대 의존성이 생기지 않지만, 아플 것 같다며 미리 맞는 버릇을 들이면 점점 더 진통제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진통제는 신중하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환자가 진통제를 요구하면 거의 허락합니다. 진짜로 고통 때문이라면 진통제를 써야겠지만, 만약 아플 것이 두려워 진통제를 달라는 것이라면 진통제 대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고통을 느낀다는 건 거꾸로 말하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고통스러울 때마다 ‘나는 살아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환자들에게 저는 견딜만한 고통이라면 받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받아들이면 잘 알게 되고, 잘 알면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어떤 환자들은 진통제를 맞지 않고 밤을 보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투병을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한 번 공포를 이겨낸 환자는 용기를 얻어 투병도 잘 해냅니다.
환자에게 밤에 필요한 건 사실 진통제라기보다는 의사가 환자를 한 번 더 챙겨주는 마음과 관심일 겁니다. 손을 잡아주고 격려해주고 삶의 의미를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말입니다. 사랑받고 있으면 두려움도 덜 느끼고, 두려움을 덜 느끼면 아픔도 덜 합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바로 앞서 말씀드린 신앙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은 아프면 기댈 곳을 찾게 됩니다. 기댈만한 곳이 가족일 수도 의료진일 수도 있지만 자신이 믿는 신에게 기대어 보세요. 보이지 않는 힘으로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넉넉하고 포근한 큰 품에서 오늘도 고통 없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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