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새출발 하는 전경련, 한경협 그리고 '류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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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류진 풍산 회장을 새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오는 22일 전경련과 한국경제연구원이 하나로 결합한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로 새출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세팅을 마쳤다.
새 회장 선임, 전경련-한경연 흡수·통합, 4대그룹 재가입이 모두 완료되면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지휘하에 보낸 6개월간의 과도기는 새출발의 의미 있는 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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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류진 풍산 회장을 새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오는 22일 전경련과 한국경제연구원이 하나로 결합한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로 새출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세팅을 마쳤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에서 탈퇴했던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도 22일 전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한경협 재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새 회장 선임, 전경련-한경연 흡수·통합, 4대그룹 재가입이 모두 완료되면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지휘하에 보낸 6개월간의 과도기는 새출발의 의미 있는 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이달 22일 이후 류 회장 체제의 한경협이다. 한경협은 1961년 전경련이 최초 설립될 당시 사용했던 기관명이다.통상적으로 쓰이는 ‘기업인’ 대신 경국제민을 뜻하는 '경제'에 '사람'을 붙인 ‘경제인’이란 용어를 쓴 배경에는 ‘나라를 올바르게 하고 백성을 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자’는 초창기 회장단(초대회장 이병철)의 의지가 반영됐다.
일단 한경협의 새출발 각오는 비장하다. 한국에는 없는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를 목표로 하는 한경협은 경제·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싱크탱크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형 경제단체 헤리티지재단 같은 역할이다. 헤리티지재단의 경우 대외정책 관료를 연구소 고위직으로 영입하는 전략을 구사해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2007년 조지 W 부시 정권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마이클 뮤케이즈의 상원 비준이 난항을 겪은적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직접 헤리티지 재단을 찾아가 지지를 부탁했을 정도로 헤리티지재단의 영향력은 컸다. 실제로 뮤케이즈는 이후 법무장관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경협을 이끌 류 회장이 관료 출신 상근 부회장과 함께 하더라도 시너지는 낼 수 있다. 과거의 전경련이라면 기업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는 인사가 상임 부회장을 맡는 게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를 지향점으로 하고 있는 한경협 입장이라면 상황은 또 다르다. 관료 출신이든, 기업인이든 류 회장과 손발을 잘 맞춰 조직을 꾸려나갈 인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어느 사회에서든 정부와 기업은 함께 협업하고 서로 밀어줘야 한다. 긴밀한 연관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얘기이지 정부와 경제계가 한 고리로 연결돼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정경유착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로 국익이 실추되는 위기에 빠지자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도울 수 있는 것을 도왔다. 정부도 기업 활동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개선하는 데 경제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면 된다. 잼버리 지원 같은 작은 도움의 손길 뿐 아니라 향후 수출촉진, 투자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새로운 한경협은 기업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약속한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정경유착을 차단하는 거버넌스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이 일을 맡을 위원들을 조직하는 것 부터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싱크탱크 역할까지 제대로 하려면 선제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정책개발과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모두 류 회장이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다. 새출발하는 한경협이 제시한 방향성들은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이제는 목표를 위해 앞서 제시한 새로운 계획들을 실행에 옮겨야할 때다. '뉴(New)'없는 류진's 한경협이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박선미 산업IT부 차장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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