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이 전화 걸만하네…김민재의 '키 큰데 빠른' 비결? "어릴 때 타이어 매고 언덕 뛰어"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10대 때 록키처럼 타이어를 등에 지고 언덕을 뛰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9일(한국시간) "김민재는 빠른 속도와 강인한 체력의 비결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훈련을 꼽았다"라고 보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달 19일 SSC 나폴리에서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 김민재를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22억원)에 영입했다.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뮌헨과 2028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 핵심 센터백으로 활약하면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에 일조해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키 190cm 건장한 체격인 김민재는 키 이상으로 강인한 신체 능력에서 나오는 힘과 속도로 해외 선수들을 압도하면서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렇기에 뮌헨 팬들은 김민재 영입이 성사되자 김민재와 마찬가지로 월드 클래스 네덜란드 센터백인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함께 세계 최고의 수비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새 시즌을 목전에 둔 김민재는 '스포르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선수답지 않은 신체 능력의 비결을 질문받았다. 이 질문에 김민재는 자신을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만들어준 피지컬의 비결로 부모님과 훈련을 꼽았다.
김민재는 "우선 난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라며 부모님이 좋은 신체 조건을 물려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렸을 때 훈련도 많이 했다. 10대 때 '록키 발보아'처럼 타이어를 등에 지고 언덕을 뛰곤 했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혹독한 훈련도 함께했기에 지금의 피지컬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록키 발보아'는 할리우드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이 연출, 각본, 주연을 맡은 복싱 영화 '록키'의 주인공으로, 스포츠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로 평가받고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건장한 신체를 물려받았음에도 록키처럼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김민재는 '괴물 수비수'이라는 별명과 함께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로 등극했다.
'괴물'이라는 별명에 대해선 "난 내 별명이 참 마음에 든다. 내게 그 별명은 경기장에서 내 자질을 설명해 주기에 긍정적이다"라며 "난 뮌헨에서 이 별명에 부응해 팬들이 날 전투적이고 강인한 수비수로 보이게끔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민재는 팬들에게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지만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김민재는 지난 6월 논산에 위치한 육군 훈련소에서 3주간 군사훈련을 받는 동안 근육량이 빠져 '살 찌우기'에 돌입한 상태이다.
김민재는 지난달 21일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와 함께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우린 25kg짜리 군장을 메고 30km를 행군했다. 그래서 살이 빠졌다"라고 말했다. 드레센 CEO도 "김민재는 군대에서 3주 만에 4kg을 감량했다"라며 국가대표 축구선수도 쉽지 않은 훈련에 혀를 내둘렀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김민재는 "근육량이 좀 줄어서 지금 파스타와 고기를 많이 먹고 있다"라며 "난 아직 나 자신에 만족하지 않는다. 특히 내 체력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어 "난 여전히 뮌헨에서 더 향상되기를 원하고 있고, 또 팀원들과 더 친해져야 한다"라며 "외부에서 피드백이 있으면 더 좋다. 난 오히려 자기비판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뮌헨 이적을 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과의 전화 통화를 꼽았다. 그는 "그 전화는 매우 결정적이고 감동했다. 투헬 감독은 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어 "그는 나와 내 경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속속들이 이야기해 줬고, 나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갖고 있다"라며 "매우 상세했다. 나에게 큰 느낌과 자신감, 안정감을 주었다"라며 투헬 감독이 뮌헨 이적 전 전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직접 밝혔다.
또 "내 경기와 나의 강점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투헬과의 대화에서 즉시 결정했다"라며 자신의 강점과 경기력을 알아본 투헬 감독이 뮌헨 이적에 결정적이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뮌헨 이적 당시에도 투헬 감독이 굉장히 원했던 선수라고 알려졌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뮌헨 훈련장에 도착한 첫날에 포옹과 함께 뽀뽀까지 하면서 격하게 환영하기까지 했다.
독일 매체 '탁 24'도 "뮌헨은 김민재 이적을 성사했으며, 누락된 것은 공식 발표뿐이다. 김민재는 에르난데스의 대체자로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와 수비진의 핵심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라는 센터백 자리의 꿈의 선수를 얻었다"라며 김민재 영입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었다.
많은 기대 속에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입단하자마자 곧바로 아시아 투어를 떠났다. 첫 번째 행선지인 일본에서 김민재는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친선전에서 선발로 출격하며 뮌헨 데뷔전을 가졌다.
뮌헨 데뷔전에서 전반전만 소화하고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된 김민재는 전반 45분 동안 기대했던 대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호평을 받았다.
뮌헨은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싱가포르로 떠났다. 지난 2일엔 프리미어리그 명문이자 세계적인 빅클럽인 리버풀과 친선전을 한차례 가졌다. 김민재는 리버풀전에서 선발로 나와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리버풀 상대로도 거침없는 활약상을 보여줬다. 특히 전반전에 환상적인 패스로 세르주 그나브리의 추격골을 도우면서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했다. 김민재 활약에 힘입어 뮌헨은 리버풀 상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싱가포르 일정을 끝으로 아시아 투어가 종료되면서 뮌헨은 독일로 돌아왔다. 지난 8일 프리시즌 마지막 친선전인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와의 맞대결에서도 김민재는 선발로 출격해 63분을 소화했다. 뮌헨은 4-2 역전승을 거두며 마지막 친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이날 김민재는 전반전에 패스 미스로 선제 실점 빌미를 제공하면서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다만 김민재가 말했듯이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고, 팀원들과 계속 호흡을 맞추는 단계이기에 친선전 한 경기에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다. 아직 시즌 개막전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에 김민재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위해 지금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뮌헨은 오는 19일 오전 3시30분에 베르더 브레멘 원정 경기를 통해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치른다. 개막전 전엔 지난 시즌 DFB-포칼컵 챔피언인 RB라이프치히와 13일 오전 3시45분에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을 치를 예정이다.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포함해 뮌헨 선수로서 치르는 첫 공식전이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민재가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팬들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DPA, EPA/연합뉴스, 뮌헨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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