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모바일에 갇혔지만…나홀로 성장, 넥슨 '한끗 차' 비결 [팩플]

박민제 2023. 8.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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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출시한 PC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넥슨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모바일 터보 엔진을 달고 질주하던 게임사들이 이젠 모바일 한계에 갇힌 모양새다.


무슨 일이야


엔씨소프트는 지난 2분기 매출 4402억 원, 영업이익 353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71% 감소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넷마블은 매출 6033억 원(전년 동기 대비 -8.7%), 영업손실 37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크래프톤의 매출은 3871억 원(-8.6%), 영업이익은 1315억원(-20.7%)이었다.

9일까지 실적을 공개한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웹젠 등 8개 게임사 중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년 전보다 성장한 회사는 넥슨이 유일했다. 넥슨은 2분기 매출 9028억원, 영업이익 26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22% 성장한 수치다.


이게 왜 중요해


한국 게임 산업의 중심 축이 이동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부분 유료화 모델을 결합해 2010년대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0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7조 4312억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20조 9913억원으로 3배 가까이 커졌다. 모바일게임 비중은 같은 기간 4.3%에서 57.9%로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시장 여건이 변했다. 경쟁자가 넘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2021년 한해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해 출시된 게임만 국내에 95만 2185개(게임물관리위원회)에 달한다. 내수 시장이 큰 중국이 외국 게임 진출을 통제하면서 어려움은 더 커졌다. 국내 대표 IP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지배력도 예전만 못하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시중에 ‘리니지 라이크(같은)’ 게임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점이 기존 IP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수익 보증수표이던 부분 유료화, 확률형 아이템 모델에 대한 이용자 피로도가 커지고 규제도 세지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사 한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과 결합한 모바일 게임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지만, 숱한 자기 복제로 이젠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모바일만 해도 되는 시대에서 모바일 말고도 해야 하는 시대로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나홀로 성장’ 넥슨, 뭐가 달랐나


게임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넥슨의 ‘나 홀로 성장’이다. 수년 전 넥슨은 내놓는 모바일 게임마다 참패해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에는 ‘야생의 땅 : 듀랑고’ 등 5개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을 정도.

하지만 지금은 PC온라인 게임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모바일을 비롯한 여러 플랫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메던피’로 불리는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피파온라인’ 등 장수 PC게임들이 성장 주축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올해로 출시 20주년이 됐으며, 던전앤파이터는 18주년을 맞은 게임. 최근에는 19년된 게임 마비노기의 게임 엔진을 교체하는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여기에 다종다양한 플랫폼에서 성공작이 나오며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 6월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출시한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하루 만에 스팀 유료 게임 글로벌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장. 지난 3월 PC와 모바일로 출시한 ‘프라시아 전기’도 흥행에 성공했다. 게임사 엑셀러레이터인 파인드어스의 이재용 회계사는 “넥슨은 수명이 긴 PC·온라인 게임의 경쟁력을 잘 유지한 덕분에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 위주인 회사들보다 구조가 더 탄탄하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네오위즈는 콘솔ㆍPC게임 P의 거짓(Lies of P)을 오는 9월 출시한다. 국내외 이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 네오위즈
위기에 처한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밖에서, MMORPG 밖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 때 ‘플레이 투 언’(P2Eㆍ게임을 하면 코인을 버는 방식) 모델이 게임의 미래로 주목 받았으나, 신뢰도 문제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 국내 게임사들은 다시 게임의 근본적인 재미에 충실한 대작들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구권 게임사가 강점을 가진 콘솔 , PC온라인 게임 시장이 주요 타깃. 네오위즈는 다음달 기대작 ‘P의 거짓’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2월 PC·콘솔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를 선보인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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